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사학과나 민속학과 등 학생들이 과거 거리로 많이 나와 대학도 역사 과목을 많이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역사 교육이 잘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다는데, 이 말은 순서가 거꾸로 된 것이다.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서 역사 과목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게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다. 우리가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구라를 치거나, 하나로만 소급되는 역사 교육을 실시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던 것이다. 원인과 결과의 순서를 뒤집은 황우여 장관의 말은 실패한 농담이며, 게다가 본인은 순서를 뒤집은 것조차 모르고 있으므로 내가 정말 싫어하는 농담이다.
미국의 저명 웹디자인 컨설턴트인 에릭 마이어는 지난해 6월 뇌암으로 6살 생일에 딸 레베카를 잃었다. 페이스북의 연말용 알고리즘은 마이어에게 딸의 생전 사진을 보여주며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기본 설정된 메시지를 계속 보내며 아픈 상처를 자극했다. 마이어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페이스북의 잔인함을 고발했다. 마이어는 "알고리즘은 본질적으로 생각이 없다. 알고리즘은 특정한 결정 흐름을 본뜨지만, 일단 작동시키면 사유 과정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연상시킨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사람들을 붙잡아다가 자신의 침대에 뉘여보고 침대 크기에 맞춰 사람의 몸을 잡아당기거나 도끼로 잘랐다. 한국 정부도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전력수요 연 2.2% 증가를 설정해놓고, 전기요금을 인하해 전력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핵발전소 확대라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정책을 통해 마음대로 조정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피해와 갈등은 국민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