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지난 19대 총선 날이었다. 아침나절 투표를 마치고 마루에 앉아 티브이로 투표 중계를 보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나서 문을 여니 택배기사였다. 그가 건네준 물건은 이틀 전 온라인서점에서 주문한 책이었다. 잔뜩 짐을 든 택배기사에게 "이렇게 배달 물건이 많으면 투표하러 가기도 쉽지 않겠네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투표할 짬이 나나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하곤 엘리베이터 안으로 총총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