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벽걸이까지 추가로 운전하면 전기료가 많이 올라가지 않을까 궁금하다. 수돗물의 경우,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주방에서 추가로 설거지 물을 쓴다면, 추가한 물만큼 그대로 물 사용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인버터 2 in 1 에어컨의 경우는 다른 얘기다. 서로 완전히 분리된 방에서 각각 운전을 하면 모르겠지만, 공간이 통해 있는 한 집안에서 실내기를 하나 더 운전한다고 해서, 각각을 운전할 때 들어가는 전력 만큼 합해져서 필요한 것은 전혀 아니다.
요즈음 같이 혹서기엔, 우리집은 가급적 하루 24시간을 켜둔다. 가급적 끄지 않고 계속 켜대는 것이 경제적인 것은 이미 알려져 있으나, 집에 사람이 없는데도 24시간을 트는 것은 분명 아닐 말이다. 한나절 이상 비우는 경우에는 끄는 편이 낫겠지만, 가족끼리 외식을 다녀오거나 마트에 갔다오는 정도라면, 에어컨을 켜두는 것이 애매하다. 그래서 실제로 측정하여 정밀하게 비교 분석을 해 보았다. 즉, 외출하는 동안 잠시 껐다가 다시 켰을 때의 소비전력 변화를 관찰해본 것이다. 정확하게 모아진 자료에는 많은 진실이 들어있다.
가장 흔하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AA 건전지의 성능을 비교해 보았다. 알카라인 AA 건전지 4개에 1천원(또는 16개 3천원)밖에 하지 않는, 다이소표 건전지는 대충 아무거나 구입해도 성능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드는 궁금증은, 그럼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의 대중적인 제품과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이다. 이런 제품들은 대형 마트 기준으로 다이소표보다 5배 내외 비싸게 팔리고 있다. (롯데마트 기준 2개 포장에 에너자이저 Max 2500원, 듀라셀 Deluxe 2990원) 물론 어느 누구도 가격 만큼의 차이가 날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겠지만, 얼마나 더 좋길래 그렇게 차이가 나는지는 궁금할 것이다.
계란 삶는 법은 세상에 넘쳐나고,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뭐하러 올리는지 이해가지 않을 수 있지만, 일상화된 이런 일조차도 사실은 만만하지 않음을 알았다. 특히 수없이 널려있는 계란 삶는 법들은 대부분 구체적이지 않다. 너무나 일반화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일반화하기 어렵고 예민한 과정이다. 물론 디테일하게 설정할 수 있는 Egg Timer 어플들도 있다. 대체로 감을 잡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어플마다 제시하는 시간이 다르니 정확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것이 내가 글을 올리는 이유다.
10,000 mAh 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그 표시값만큼 용량이 나오지 않는다. 기대보다 훨씬 적은 게 보통이다. 물론 실제 내장된 배터리 용량을 과장해서 표기했을 수도 있지만, LG, 삼성, 파나소닉 같은 세계 최고 품질의 배터리 셀을 사용한 제품들이라고 해서, 표기된 용량만큼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럼 그 원인은 뭘까?
세상엔, 경우에 따라 다른 현상이 있고, 어떤 경우라도 적용되는 법칙이나 원리도 있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 다른 현상을 일반화해서 말을 많이 하고, 불변의 진리를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이 둘을 섞어서 아예 소설을 쓰기도 한다. 아무튼 공통점은 거짓 또는 무지, 막지이다. 요즈음 근거를 알 수 없이 퍼지던 풍문처럼, 과연 에어컨을 제습 모드로 운전하면 소비전력, 즉 전기요금이 크게 절감이 되는지 직접 측정을 하였다.
대부분의 운전은 희망온도를 27~28도로 설정하고 자동 운전을 했을 때이다. 요즈음처럼 열대야로 시달릴 때는 밤에 약하게 켜두고 자기 때문에 운전 시간이 제일 많다. 이렇게 적당히 희망온도를 설정하면 약냉 운전이 되면서, 압축기가 천천히 돌게 되는데, 소비전력이 250와트 내외로 매우 적게 된다. 놀라운 것은, 강냉의 운전 시간은 매우 적었지만, 소비전력량(전기요금)은 오히려 약냉으로 계속 운전할 때보다도 훨씬 많은 듯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번엔 그냥 다 넘어가고 열역학적인 측면에서 맞는지 검증했으나, 이번엔 유체역학 측면에서는 맞는지를 과학적, 공학적으로 살펴보자. 검증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바람이 좁은 곳을 지나면서 속도가 빨라지는가이다. 좁을 곳을 지나며 유속이 빨라지는 경우는, 입출구 압력차이로 인해 "쥐어 짜는" 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누구가 다 알듯이 수도관 내의 압력은 대기압보다 매우 높다. 그렇기 때문에 좁은 통로로 방출하면 빠른 속도로 분출한다. 하지만 창밖에서 부는 바람은 완전히 다르다.
스프를 면보다 먼저 넣으면 라면이 더 맛있다는 속설이 있는데, 스프를 먼저 넣으면 끓는 온도가 5도 정도 올라가기 때문에 더 빨리 익어서 맛있다는 이유를 들이대기도 한다. 놀라운 것은 신문에까지 그렇게 나왔다는 것이다. 기사에 의하면 스프를 넣으면 물이 100도가 아닌 105도에서 끓는다고 한다. 5도나 올라간다면 결코 적은 온도차가 아니다. 정말로 실험을 해보거나 증거를 가지고 하는 이야기인지 의문이 생겼다. 짜디짠 바닷물도 끓는 온도가 겨우 100.6도인데 라면이 105도라? 뭐 그럴 수도 있다. 실제로 해보지 않고 어찌 옳다 그르다 단정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내가 대신 그 온도를 검증하고 싶었다.
압축된 공기가 좁은 통로를 통과하여 압력이 낮아지고 속도가 빨라질 때, 온도가 낮아지는 것을 이용해서 실내 온도를 5도나 낮춘다는 것이다. 실내 온도 5도를 낮추려면 에어컨으로도 꽤 빵빵하게 틀어야 하는데, 창문에 단지 작은 구멍들을 여러 개 뚫어서 가능하다고? 거의 혁명적인 수준이다. 그렇다면 그 수많은 가전업체 및 건설회사들은 그동안 뻘짓만 했나? 밖에서 페트병이 박힌 창문을 향해 팬으로 바람만 불어주면 되었을 텐데... 페트병 에어컨은 여러가지 모순이 있지만, 쿨하게 넘어가서 그냥 이상적(ideal)으로 가정하여, 과연 얼마나 온도를 낮출 수 있을지 계산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