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시장경제체제하의 사유재산제를 지지하는 까닭은 노력과 기여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재화와 용역의 생산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 공공이 만들어낸 가치를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독식하는 지금의 '지대사유화'는 진정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사유재산제의 적(敵)인 셈이다.
박근혜는 90년 최순실의 도움을 받아 산 것으로 짐작되는 삼성동 집을 최근 67억원에 팔았다고 하는데 박근혜는 이 집을 10억원에 취득했다. 쉽게 말해 박근혜는 27년 만에 무려 57억원의 매매차익을 거둔 것이다. 박근혜가 내는 양도세는 고작 3억 8천만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박근혜는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킬 정책수단들을 "원수"와 "암"으로 여겨 모조리 쳐부쉈고, 빚을 내 집을 살 것을 시민들에게 강권했다. 그 결과 전세난이 기승을 부리고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리하려 대한민국은 헬조선이 됐다. 그러고도 박근혜 자신은 엄청난 부동산 불로소득을 챙겼다.
극소수에게 이익이 집중되는 토지불로소득의 사유화는 지가의 투기적 상승을 부채질 하였고, 상품가격과 주택가격의 부당한 상승으로 이어졌다. 집값 폭등은 정당하게 열심히 일해 온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생의 황금 같은 시간을 내 집 마련하는 데 허비하게 하였고 좌절케 하였다. 이처럼 개인의 삶이나 국가 시장경제를 심각하게 왜곡시켜온 토지 불로소득문제 해결 없이는 희망이 없다.
성장패러다임이 종언을 고한데다, 양극화가 극심하며, 인공지능으로 상징되는 과학기술 혁명으로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본소득이 논의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기본소득이 좌우파 모두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건 기본소득을 능가할 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핀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기본소득을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10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30배 넘는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대상이 있을까? 있다. 토지다. 제주도 구좌읍 월정리 해변의 땅값이 무려 평당 천만원이란다. 7년 전엔 30만원에 불과했다. 만약 내가 2008년에 이땅을 1억원어치 구입했다 최근 매각했다면 나는 3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남겼을 것이다. 세상에 이런 투자가 있을까? 없진 않지만 많지도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정확히 보려면 지대(rent)라는 현미경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대를 불로소득이라고 불러도 좋다. 건강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장점 중 하나는 지대추구를 불온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지대는 다른 누군가 혹은 사회가 만든 부다. 따라서 지대를 독식하는 건 사회 혹은 타인이 만든 부를 노략질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신분의 세습을 금기로 여기고, 상속이나 증여에 고율의 과세를 하는 건 그 때문이다. 지대를 특정집단이 독식하고 지대추구를 권장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은 건강한 자본주의 시장경제라고 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이 지대추구 혹은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두 사례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