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희 씨는 "내 스스로 시간을 조절하면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게 농사지으면서 가장 좋은 점"이라고 했다. "농한기가 없어서 파닥파닥하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먹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농사꾼은 부지런하다가도 어느 순간에 '내가 나가서 이걸 해야지' 하면 만사 제치고 할 수 있잖아요. 그렇다고 제때 해야 하는 농사일을 방치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진짜 하고 싶고 하고자 하는 일을 주위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고, 그게 남편과 동의가 되니까 같이 할 수 있어요."
몬산토반대시민행진을 처음 기획한 사람은 주부이자 두 딸의 엄마인 타미 먼로 커낼 씨다. 그가 살던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2012년 11월 GMO를 포함한 식품에 GMO 여부를 표기하도록 하는 '제안 37'이 주민투표에 붙여졌으나 부결됐다. 그 과정에서 몬산토가 제안 37이 통과되는 걸 막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썼고, 그 일이 커낼 씨의 "눈을 뜨게 했다." 2014년에는 40개국 400여 개 도시에서 시민행진이 열렸다. 한국에서도 2013년부터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언론에서 배춧값이나 쌀값 때문에 전체 물가가 상승한다고 하면 마음이 아파요. 공산품 가격은 아무리 올라도 떠들지 않으면서, 농사는 날씨가 안 좋아서 수량이 적어 가격이 올라도 그것 때문에 우리 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요. 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막아 줘야 하는데 오히려 뭐든지 농업 탓으로 돌려요."
얼마 전 후배에게 귀농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긍정적으로만 말해 줄 수 없었단다. "농사를 시작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요. 하늘과 동업하는 거라 항상 마음처럼 잘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1~2년 하다 말면 너무 손해라 선뜻 권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그는 "농촌에 젊은 사람이 정말 필요하다"는 말을 여러 번 되풀이했다. 귀농을 고민할 때 붙잡을 건 오직 자신의 소신. "자기가 생각한 대로 끝까지 할 수 있다는 마음만 있다면 되지 않을까요? 돈을 벌겠다고 오면 정말 어려울 것 같아요. 가치를 보고 와야 버틸 수 있을 거예요."
"내가 농사지은 거 죄의식 없이 팔 수 있고, '내가 기른 게 남한테 도움이 되겠구나' 하고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게 되죠. 유기농은 '농약·화학비료 안 주고 어떻게 농사가 되느냐?'는 생각만 바뀌면 돼요. 한 번 체험하면 그 다음부터는 안 주게 될 거예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니까."
유기농업만으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농 직거래를 활발히 하고 있으며, 유기농 생산자를 늘리기 위해 단체 내에 생산자협의회와 자문위원회를 두고 자발적인 유기농업 교육과 생산품질 보증활동에 힘쓰고 있다. 이 단체의 주요한 특징은 농민들은 경작에만 전념하고 단체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 및 판매 활동을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