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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인 음란물 유포"
화장실에 들어선 나는 가방과 옷을 걸고, 바지를 내리려다 문득 앞을 보았다. 문 쪽 고리에 있는 나사가 눈에 띄어서 멈칫 한 것이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뭔가 달랐다. 단 하나의 나사만이 조금 더 검고, 튀어나와 있었고, 조금 더 컸다. 바지를 내리려다 말고 다시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나는,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그 나사에 플래시를 비췄다. 안쪽에 뭔가 매끈하고 영롱한 것이 있었다. 순간 소름이 끼치며 얼굴을 가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고민하던 나는 가방을 열어 필통에서 샤프를 꺼냈다. 그것을 나사의 가운데에 대고 꾹 힘을 주며 밀자 어느 순간, 파삭! 하는 소리가 나며 샤프가 안으로 콕 들어갔다.
세상이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나는 모든 것을 이루었고 좋은 사람이야, 라는 믿음도 허망하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사상누각 같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닐까. 일라이 로스의 영화가 그런 의미를 담았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그의 악취미는 눈에 확 들어온다. 사람들의 눈에 좋은 것, 절대 욕먹거나 비난 받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재면서 만들어지는 것들은 심심하고 잠시만 좋을 뿐이다. 의도적인 악취미도 나름 좋지 않은가. 직접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피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피하고 외면하고픈 것들을 일일이 끌어내서 전시하는 위악은, 불편하지만 인상적이다. 가끔, 아주 가끔 위악이 필요한 것은 그런 이유다.
대규모 고액 저작권 합의금 장사의 특징은 형사 절차의 맹점을 십분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기소유예'는 범죄의 구성요건은 인정되지만 초범이거나 침해 정도가 경미하여 기소를 유예하는 처분이다. 저작권 침해가 확실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은 수사기관이 종용하는 대로 자백을 하고 기소유예 처분을 순순히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 기소유예 처분은 죄가 인정된다는 선언임은 물론 그 자체로 기록에 남아 관리될뿐더러, 2)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확실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게다가 3) 저작권자들은 수사기관을 통해 법원의 '영장' 없이도 IP주소에 연결되어 있는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확보하여 민사소송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