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리는 '칭따오' 등을 앞세운 중국산 맥주가 차지했다.
한글로 '이대가(이대 앞 거리)'라고 쓰여 있는 귀여운 간판. 십여 개의 점포가 모여 작은 거리처럼 꾸며놓고 한국식 떡볶이와 김밥 등을 팔고 있었다. 요즘 서울 거리를 점령하다시피 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줄 먹을거리인가? 중국 현지에서 확인하는 한류 열풍. 근처에는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한국 화장품 매장들도 성업 중이었다.
최근 들어 개인 간 거래는 널리 퍼져 가장 가난한 계층부터 노동당과 군 간부들에게까지 사회 곳곳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에 성(性)이 그러했듯, 북한의 자본주의에는 이중 잣대가 존재한다. '누구나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1990년대 중반의 대기근은 전환점이 되었다. 정부가 제공하는 일상적인 식량배급은 대기근 시기 거의 사라졌고 이후에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 경험을 통해 체득한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본주의적 방식을 통한 각자도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