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변호사→변호사 출신 의사.
승률 10% 미만 삼류 변호사 박창호를 연기한다.
왕이 부장의 비유에 의하면, 항우를 위해 칼을 휘두르며 미쳐 날뛰는 항장이 사드 배치를 미국과 협의 중인 남한이니, 고사에서 항장을 막아내는 정의로운 무력을 행사한 항백은, 북한(의 핵개발)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비유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남한이 항장처럼 가만히 있는 패공을 도모하려 했는가? 북한이 먼저 수소폭탄 실험까지 했다고 주장하고 탄도 미사일까지 거듭 쏘아대는데도 중국이 "좋은 게 좋다"는 양비론만 계속 꺼내며 노골적으로 북한편만 드니까 참다참다 못해 사드 배치를 미국과 협의하자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천하삼분지계가 오늘날 우리 정치권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면서 독자세력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의 구조 속에 안철수의 천하삼분지계는 성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는 가능'했었다'고 생각한다. 현재가 아니라 4년 전에는 가능했었다는 말이다.
영화 [변호인]을 보면서 계속 해서 떠오른 단어는 '번신(飜身)'이라는 말이다. '번신'은 리영희 교수가 중국 혁명 당시에 한 마을의 농민들이 자신들을 속박하던 봉건적 굴레들을 자각하고 이를 떨쳐 내는 과정을 그린 서구 작가의 동명의 책을 소개하며 쓴 말로 기억한다. 이 영화는 돈 버는 일밖에 모르던(그러나 오로지 합법적인 수단만 사용해서 열심히 일해서 벌던) 변호사가 1980년대 폭압적인 전두환 군사독재가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일상마저 무참히 유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가진 전문성과 성실함으로 이에 맞서 싸우면서 '번신'하는 과정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