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내년에는 수학여행 특수가 살아날까? 관광도시로서 경주를 살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원래대로 원전이 있는 곳을 월성군으로 분리하면 될까?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다. 이번 지진 때문에 월성 원전이라고 알고 있던, 그래서 그곳이 경주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이미 경주에 원전이 6기씩이나 밀집되어 있다는 비밀을 확실히 알아챘기 때문이다. 경주의 원전폐쇄와 방폐장 이전 이외에는 백약이 무효일 것 같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핵발전소 건설 입지에 활성단층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신고리5·6호기 건설 허가 때에도 이러한 점을 무시했다. 고리1호기를 건설할 당시에는 양산지진대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고리와 월성 원전 일대는 이번 지진에서 명확히 확인했듯이 활성단층도 다수 분포하기 때문에 더이상 지진 발생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남북한의 역사인식은 시대 구분, 특히 근현대 시대 구분론에서 차이가 있을지라도 내용적으로는 단일한 혈연·언어·문화를 강조하는 민족주의 담론 위에 서 있다. 민족주의에 대한 학계 내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역사교과서는 역사 서술의 주인공을 단일 혈통의 민족으로 두고 있다. 역사교과서 첫 장의 제목은 '우리 역사의 형성과 고대 국가의 발전'이며, 학습 목표 1번은 '우리 민족의 기원을 파악'하자는 것이다. 북한 역사학계는 민족이 부르주아 사회 형성기에 만들어진다는 유물사관의 기본논리와 달리, 민족의 원초성을 강조하며, '자기 민족 제일주의'를 제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