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차 합창단이자, 인권운동계에서는 10년차 아이돌 지보이스다
HIV 감염인의 현실, 20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나
군형법 같은 건 정말 네가 군대에 가서 잡혀갈 수도 있는 너무 큰 문제잖아, 어떻게 동성애자 다 잡아간다는데 널 군대를 보내. 그래서 막 그런 집회(군형법 폐지 집회)도 가게 된 거지. 가기 전에는 내가 뭐 구호 외치는 걸 할 수 있을까 했는데 가니까 또 아무렇지도 않게 하게 되더라고.(웃음) 아 이게 부모의 힘인가. 부모가 돼서 내가 이렇게 됐나. 옛날에는 자신감이 없어서 못 나섰지만 이제는 자식을 위해서 내가 이렇게 용기 내지 않으면 누가 하겠나 싶은 거지. 그리고 반성도 좀 해. 왜 그동안은 사회적 소수자들, 이런 문제에 관심을 깊게 안 가졌을까.
모두가 맨얼굴이다. 한두명을 제외하고, 지미집 카메라로 담은 무대 위 지보이스 단원들의 얼굴엔 블러도 모자이크도 없다. 서른 명이 넘는 게이들의 얼굴이 이렇게 한꺼번에, 아무 위장이 안된 채로 스크린에 담긴 적은 처음이다. 저 각각의 얼굴들은 곧, 그 한 사람이 촬영동의서를 쓸 때의 고민과 두려움과 결단의 무게에 값한다. 이들은 어째서 그럴 수 있었을까. 이 영화가 품고 있는 거대한 수수께끼 중 하나다. 그리고 이 수수께끼는, 관객층을 전혀 제한하지 않는 매해 지보이스 정기공연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중학교에 가며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공부를 못했다. 안했다. 멍하고 있었다. 학교에 흥미가 없었다. 내게 얘기도 안했다. 다가오지도 않았다. 그냥 사춘기인 줄 알았다. 그때 내 아들은 자신에 대해 알기 시작하고 있었단다. 나는 전혀 몰랐다. 정말 그냥 사춘기인 줄 알았다. 멍한 아들을 더 심하게 혼냈다. 난 나쁜 아빠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중에 알았다. 게이인 자신을 발견하고 얼마나 혼란했는지. 너무 미안하다. 그 시기를 버텨준 아들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