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울어진 운동장’ 등을 거론했다
보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압도적 1위 달리고 있다.
현상유지적인 권한행사는 말 그대로 국가기능이 정지되지 않고 현재상태로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범위의 권한행사를 의미한다. 현상유지적인 정도의 권한행사는 원칙적으로 새로운 정책의 결정 또는 기존 정책의 내용변경이나 폐지, 공석인 공직의 임명 또는 기존 공직자의 면직이나 보직변경처럼 새로운 상태를 만들어내는 권한행사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될 수 있는 국무총리나 국무위원도 탄핵의 대상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이 허용한 권한범위를 넘어서 권한을 행사하면 법위반으로 탄핵소추가 가능하다.
정치권과 국민은 이른바 '황교안 딜레마'만 생각하면 하야건 탄핵이건 맥이 빠지고 뒤끝이 개운하질 않다. 촛불시민의 힘으로 대통령 하야나 탄핵을 성취해도 뒤에서 박근혜 아바타, 황교안이 음흉하게 웃고 서 있다면 누군들 시민혁명을 실감할 수 있겠는가. 자진사퇴나 임기단축을 눈곱만큼도 고려하지 않는 박근혜 입장에서는 임기보장을 받지 않는 이상 야당지명총리와 야당주도내각을 들일 이유가 전혀 없었다. 아무리 썩은 동아줄이더라도 황교안 권한대행체제라는 마지막 구명줄마저 손에서 놓을 이유가 없다.
뒷모습만은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일이 될 터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구차하고 몰골사나운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시간을 길게 끌수록 많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형사범으로 수사 받는 수모를 피해갈 수 없을 터이다. 촛불을 들어 우리 사회를 건지고자 광장과 거리에서 목이 쉬도록 외치는 주권자 시민들의 삶을 계속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다. 여러 달에 걸쳐 지루한 공방을 벌인 뒤 설사 헌법재판소가 2018년 2월까지의 임기를 살려놓는다고 해서 대통령이었던 인물의 실추된 명예가 되살아날 리는 만무하다.
'입헌주의'로도 불리는 헌정주의(constitutionalism)는 헌법에 입각한 정치를 요구한다. 헌정주의의 진가(眞價)는 정치가 헌법을 위반한 현실을 처리하는 방식에서도 헌법에 입각할 때 비로소 발휘된다. 작금의 최순실 게이트는 헌법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대통령이 스스로 권한을 포기한 채 헌법적 권한을 갖지 않은 사인(민간인)에게 그 권한을 행사하도록 함으로써 헌정주의 질서를 뒤집었다는 데 본질이 있다. 전복된 헌정주의는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가. 헌정주의를 끝까지 견지하려면 뒤집힌 헌정주의의 회복에서도 헌법에 입각한 방식만이 허용된다.
지금 우리는 최순실이 옆에 없는 대통령에게 누가 그 역할을 하는지 계속해서 묻고 있다.
왜 하야 요구를 하지 않는가? 왜 하야 요구를 하지 않으며 어영부영 시간을 끌다가, 국회에 띡 방문한 박근혜가 '야 니네가 추천해'라고 띡 던지고 가는 상황을 만들어서 주도권을 빼앗기는가? 야권은 '최순실 게이트'에 진정으로 분노하긴 했는가? 최순실 일당에게 국정 농단을 허락한 박근혜를 몰아내고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합법적 권력을 획득하는 대신, 박근혜를 식물대통령으로 만들고 자신들이 '비선실세'가 되고 싶어했던 것은 아닌가? 선출되지 않았으면서 권력을 휘두르고, 정작 책임져야 할 때에는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그런 자리를 만들어낸 후 차지하고 싶어서 '거국중립내각' 타령으로 세월을 허비한 것은 아닌가?
의전대통령으로만 남겠다고 천명한 박근혜가 변심해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까? 무엇을 상상하건 그 이상을 보여주는 박근혜가, 인간이 지닌 상상력의 크기가 얼마나 초라한지를 유감 없이 보여주는 박근혜가 하야 요구라는 소나기를 피한 후 변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만약 그런 상황이 전개되면 어찌해야 하는가? 박근혜를 대통령 자리에 두고 책임총리나 거국중립 내각 구성이나 박근혜의 2선 후퇴를 논의하는 건 합헌적이지 않고, 실현도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