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쯤의 일인데 담임교사가 학생 한 명을 불러내서 다른 학생들을 겁 준답시고 바닥에 쓰러질 때까지 때리는 걸 본 적이 있다. 그 경험 이후부터 학교랑 불화하기 시작한 것 같다. 왜 사람이 사람을 저렇게 때리지?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때리는 건 잘못된 일 아닌가, 하는 감각이 생겨났다.
지지난 총선에는 그나마 청년 비례 후보가 반짝하다가 지난 총선에는 그 자리가 싹 사라지고 할아버지들이 비례대표 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나. 청년은 청소년에 비해 어느 정도 목소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청년 정치인도 사라지는 마당에 청소년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있겠는가. 투표권이 없으니까. 우린 유권자로서 힘이 없으니까 우리들의 의견은 어떤 경로로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통해 파면되었다. 지난 몇 달 동안 탄핵에 집중되었던 우리의 관심은 이제 조기대선과 그 후 펼쳐질 대한민국의 미래에 모아지고 있다. 사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문 앞에서 길을 잃었다. 수년째 성장은 정체되었고, 소득 양극화는 심화되었으며, 불공정과 부조리는 더욱 깊어졌다.
유로존과 EU 탈퇴를 공약으로 내건 르펜의 당선은 유럽통합 65년 역사의 종언을 의미한다. 영국 없이도 EU는 굴러갈 수 있지만 프랑스가 빠진 EU는 상상할 수 없다. 그의 당선은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에서 시작된 포퓰리즘과 보호주의, 고립주의의 쓰나미가 프랑스의 둑을 무너뜨리면서 유럽대륙에 본격 상륙한다는 뜻이고, 나치즘과 파시즘의 광풍이 몰아쳤던 1930년대로 회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평화와 협력의 시대가 끝나고 분열과 대결의 시대가 온다는 의미다. 서구 자유민주주의의 미래가 2017년 프랑스 대선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민국 헌법은 삼권분립을 전제로 한다. 몇몇 주자들의 이러한 발언은 참주적 발상으로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헌정문란 행위이다. 대한민국에는 입헌민주국가로서의 의사결정과정이 있다. 헌법이 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국정정상화를 위해서는 헌재가 아니라 권한대행을 압박해야 한다.
촛불정국으로 드러난 시민들의 자각과 엄중한 요구에 비해 경제시스템이나 재벌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실제 조건이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삼성물산 합병을 도왔던 보건복지부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보여주었듯 거대 경제권력에 포획된 정부와 관료, 재벌체제로부터 이득을 챙겨온 기득권세력과 이재용체제를 만든 공모자들의 조직적 반발이 그런 경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