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에 대한 실망감의 원인은 당내 투쟁이 일어난다는 것에 있다기보다 그런 투쟁을 하는 중에도 해야 할 일은 하고 챙길 일은 챙겨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데 있다. 제1야당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새누리당에 반대하는 야권 지지자들에게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그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닥쳐오면 새누리당의 집권이라는 '나쁜 것'을 원치 않는 이들이 결국 '덜 나쁜 것'인 자신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국립공원은 그 나라에서 가장 보호가치가 높은 지역을 후손들을 위해 자연 상태 그대로 보호하기 위하여 지정하는 것이다. 설사 경제성이 있더라도 개발을 금지하겠다고 국가가 지정, 선언한 지역인 것이다. '억만금을 줘도 안 팔아(안 돼)'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사정이 어려워도 팔지 않고 대대로 물려가는 종중 땅이나 가보,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나 유물처럼 가장 소중한 것, 가장 깊은 자존심이 걸려 있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국립공원 역시 자연경관이나 생태계의 가치도 매력적인 요소이지만, 무엇보다도 '경제성 있더라도 절대 개발하지 않는다'고 터부시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신비로운 장소이고, 때문에 '국가 자존심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제가 듣기로 환경부 공무원의 대다수가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에 우려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고산대의 우수한 식생지대,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주요 서식처, 주요 봉우리 등에 들어서서는 안 되고, 기존 탐방로와의 연계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계획이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두 차례 반려된 것을 환경부 공무원들이 다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또 다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설악산 케이블카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려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