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는 어떤 의혹을 받고 있나? 1심과 2심의 판단은 어떻게, 왜 달랐나?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위반 모두 무죄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유명인의 삶과 연결될 땐, 이는 가십으로 소비되기도 한다. 본인은 밝힌 적도 없는데 언론이 전문가 발언을 더 해 기사로 다루면, 그것은 신뢰까지 얻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통된다. 현재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박근혜의 심리·정신적 상태를 분석한 기사들이 대표적인 예다. 전문가가 어떻게 단 한 번의 대면조차 없이 이토록 쉽게 '진단'할 수 있단 말인가. 설령 진단이 옳다고 한들 이를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히는 건 윤리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종사자들은 정신보건센터 일을 3D(dirty, difficult, dangerous)라고 한다. 방문 상담 시 오물·대소변·깨진 술병·혈흔·썩은 음식물과 빨래 등을 마주해야 하고(dirty), 권한은 없고 책임만 요구받아 어려우며(difficult), 자·타해 위험성 있는 대상자를 어떠한 보호 장치 없이 만나야 하기(dangerous) 때문이다. 종사자들이 '우리의 정신건강은 누가 책임지는가'라고 묻는 이유다. 타인의 마음을 돌보기 위해 이 직업을 택했는데 되레 자신의 마음과 정신이 병드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 정현석 씨는 "죄인이 아니면 묶지 말아야 하고 감옥이 아니면 쇠창살이 없어야 하고, 사람이면 주먹이 아니라 의술로 다스려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어기는 곳이 정신병원 폐쇄병동이다."라면서 "이 땅 위에 살아 숨 쉬는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준다면 이런 일은 안 일어날 것이다. 우리를 개·돼지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분함을 토했다.
"○○원에 19세 때 들어가 강제로 폴리백, 쇼핑백을 만들라고 위협받았습니다. 안 하면 밥 굶겼어요. 세 달 지나 감독이란 사람이 쇼핑백 만드는 대가로 한 달에 3천 원씩 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 후, 감독이 이틀에 한 번씩 나오는 초코파이로 다 썼다고 했어요." (정신장애인 A)
정신보건법 24조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조항으로 인해 숱하게 많은 강제입원 피해자들이 양산되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정신병원 강제입원 피해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강제입원 과정 자체도 응급환자 이송단이 집에 들이닥쳐 다짜고짜 목을 조르고, 팔을 묶는 등 불법체포인 경우가 많습니다. 응급환자 이송단은 가족이 동의하기만 하면 응급차량에 태워 정신병원에 보내 가족의 요청대로 '못 나오게' 하면 되고, 당사자가 멀쩡하든 정신병이 있든 전혀 상관하지 않습니다.
가족 내 폭행이 있는 등 갈등이 심한 경우에도, 내 가족을 경찰에 넘기긴 어렵지만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은 쉽습니다. '당신을 치료하는 것'이라는 합리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환자들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1997년 2만 6천여 명이던 정신병원 입원환자는 2010년 4배까지 늘었고 같은 기간 정부가 부담한 입원비도 7배인 7천8백억 원까지 늘었습니다. 2010년 정신병원 입원환자 9만2천여 명 가운데 강제입원 비율은 80%에 달합니다. 반면 일본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율을 30%대로 낮췄고 미국도 20%에 머물고 있으며 유럽 국가들의 강제입원율은 10%대에 불과합니다.
88올림픽이 열리던 해인 1988년부터 이 정신병원 저 정신병원을 전전하시던 할머니 환자를 만났고, 6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정신과 의사를 만나보지 못한 채 그 병원의 온갖 목수 일을 도맡아서 하던 아저씨 환자도 만났다. 그분들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그리 오래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정신장애인은 사회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거부당하였을 뿐 아니라 동지라고 여겨온 장애계에서도 외면당해왔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장애가 드러난 사람과 드러나지 않은 사람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우리 모두가 한때는 장애인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장애인으로 태어나서 장애인으로 생을 마감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연명조차 할 수가 없는 시기가 있다. 그런데도 일단 '정상인'의 범주에 들기만 하면 '장애인'의 일상을 잊기 십상이다.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때때로 애써 외면하기도 한다. 선진국이란 장애인이 사회적 편견과 낙인 없이 일상적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