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문 후보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내지는 우리나라의 현재 야권 및 진보세력의 안보관에 대하여 중도 내지는 보수적 유권자들이 의구심을 표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집권하던 시절의 이른바 민주정부 10년간에 시행되었던 대북 유화책인 햇볕 정책의 실패, 그리고 북한의 거듭되는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등의 미사일 발사시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면 북한에 먼저 가겠다는 입장,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회고록 논란 등등이 그런 의구심을 더욱 강화시켜서 결국 중도 내지 보수적 유권자들이 선뜻 문 후보를 지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느낌적 느낌이다.
만약 문재인 전 대표가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을 통제하거나 받지 않았다면 기자들이 성명서를 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은 질문을 충분히 받을 시간적 여유와 장소가 되기는 부적절해 보였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수 있는 브리핑룸도 아니었거니와 기자들이 서 있을만한 공간도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복도에서 질문을 계속 받고 있기 힘들었고, 너도나도 질문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모든 질문을 받아야 할 시간적 여유도 없는 이동 중이었습니다. 이동하는 도중에 질문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언론 통제니 언론에 재갈을 물게 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진보'보다는 '보수'에 훨씬 더 가까울 그가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결정이 옳은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그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나름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안보를 그토록 외치던 보수 정권하에서 정작 안보에 필요한 군의 변화에는 무감각하거나 외려 변화를 거부하는데 혈안이 되는 모습만 연출했고, 그런 현실이 바로 본인이 가장 열정적으로 추진한 특전사의 개혁 무산에서 극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겨우 칼 하나 안 사줬다고 그쪽에 붙냐'며 비아냥거리지만, 칼'을' 안 사줘서가 아니라 칼'조차' 안 사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 정도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어처구니없는 희생이 되어버렸지만, 이 사건으로 전인범 전 사령관을 간단하게 '부하를 덧없이 죽이는 판단을 내리는 지휘관'으로 매도할 수 있을까. 특히 이 사고의 배경에는 당시 유부남이던 책임교관이 내연녀와 수십분이나 전화통화를 하면서 훈련상황을 모니터하기는커녕 후배 교관들이 상황이 심상찮다는 보고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주, '국회의원이 오건 말건 병사들 고생시키지 마라'는 보도로 유명해진 전인범 1군 부사령관을 기억하시나요? 전 중장의 전역식에 즈음해 쏟아진 칭찬 일색의 언론 보도가 외면했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부하의 죽음 앞에 책임을 회피했던 그 사람. 병사들 고생시키지 말라던 이 분은 1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전역하셨는데 굳이 왜 남의 부대인 특수전사령부에 와서 전역식을 했을까요? 두 명의 부하를 죽음으로 몰아간 특수전사령부에서 영광스러운 꽃다발을 받으니 기분이 좋으셨을까요?
부대에 눈이 오면 사단장부터 직접 삽을 들고 제설작업에 나서고, 행군을 해도 사단장이 맨 앞부터 뒤까지 오가며 격려했다. 군단장은 물론 국회의원이 방문할 때조차 다른 'X별'들처럼 보여주기식 '쇼'를 벌이지 않으려 애썼다. ("그 양반들 오든지 말든지, 병사들 고생시키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라"는 말은 해당 부대에서는 지금도 유명하다) 또 사병들의 전역식 자리에서는 '군 생활하느라 고생했는데 줄 것은 없으니 투 스타 경례나 받고 가쇼'라며 전역병들에게 부동자세의 거수경례를 한 일화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