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차도 출근시간대엔 힘들지만 탈 수는 있다. 문제는 하차다. 유민 씨는 도저히 내릴 수가 없었다고 한다. 휠체어에 앉아 있으면 서 있는 사람들 기준으로 엉덩이 선에 파묻혀 있게 된다. 내린다고 외쳐도 사람들은 그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유민 씨가 내릴 곳을 사람들이 알아서 비켜주는 것도 아니다. 결국 유민 씨는 내려야 할 곳에서 내리지 못한 채, 몇 정거장을 더 가야 했다. 8호선 단대오거리역에서 4호선 혜화역까지, 비장애인이면 한 시간이면 올 거리를 유민 씨는 두 시간에 걸쳐 와야 했다. 두 번의 호된 경험 후, 유민 씨는 활동보조인 없이 다신 지하철을 타지 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