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소수자를 향해 편견 어린 시선을 보내는 판사, 검사와 마주할 때가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 인권 교육을 받고, 사과문도 다시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휠체어가 탈 수 있는 고속버스도 만든다.
농성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인 2012년 8월 21일부터 시작되었다. 정권이 한 번 바뀌고도 5년을 꽉 채워온 농성 기간 동안, 농성장 한쪽 벽에는 영정사진이 늘어갔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그리고 수용시설 제도 틈바구니에 끼어 불타 죽은 박주영, 송국현, 지현·지우 남매, 그리고 송파 세모녀가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과 함께 농성장을 지켰다. '아직' 산 사람들은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국가를 향해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돌아온 것은 5년간의 침묵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광화문 농성 1831일째인 25일, 복지부 장관이 직접 농성장을 찾았다.
지난 19일, 전북 전주에서 한 아버지가 열일곱 살 발달장애인 아들을 목 졸라 죽이고 자신도 투신해 숨졌다. 사흘 뒤인 22일, 이번엔 경기도 여주에서 어머니가 스물여덟의 지적장애 1급의 아들을 목 졸라 죽였다. 아들은 지적장애에 뇌병변장애가 있는 중증중복장애인이었다. 어머니는 자신도 죽고자 병원에 수면제를 사러 갔다. 하지만 병원 처방전이 없어 구매에 실패하면서 결국 경찰에 자수했다. 부모가 장애인 자녀를 죽이는 일, 혹은 '같이 죽자'는 말. 장애인의 삶엔 하나씩 박혀있는 에피소드였다.
보건복지부가 제17회 사회복지의 날 행사를 하는 행사장 바로 바깥에서 정작 장애인들은 내팽개쳐지고 휠체어에서 떨어져 바닥을 기어야만 했다. 복지부 장관이 참석하는 자리였기에 어느 때보다 경호는 더욱 삼엄했고, 진압은 신속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장애인관련 법정책의 변화가 성과를 거두고 장애인의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적으로 장애인과 장애인권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사회에서는 장애인 관계 법제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장애인혐오가 여전한가? 왜 아직도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식당출입을 할 수 없는가? 왜 장애인 시설 내 인권침해가 여전히 횡행하는가? 성폭행당한 장애아동에 대해 사법부는 어떻게 자발적 성매매자라고 판단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이 더 이상 제기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변화와 이에 따른 법제적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