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를 하고, 하이파이브도 했다.
야구선수라기엔 지나치게 말끔하고 잘생긴 외모는 늘 불필요한 편견을 심수창에게 덤으로 씌워주었다. 그러나 돌아온 심수창은 달랐다. 투구폼을 수정해 놀랍게도 35살에 구속을 향상시켰고, 솜털 같던 공은 돌처럼 단단하게 뿌려졌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심수창은 5이닝 4피안타 무자책점의 역투를 선보이며 1322일 만에 선발승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넘겼다. 경기 후반에 펼쳐진 양 팀의 드라마 탓에 지워져버렸지만 이날 잊혀진 투수 심수창이 평생의 투구폼을 수정하며 뿌려댄 직구는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