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글로벌기업인 GE,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GM 등의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이들 기업은 성과주의 보상체계가 구성원들의 협력을 통한 조직 차원의 팀워크 활동을 가로막음으로써 기업경쟁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는 점을 인정하여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과감하게 폐기·재편하고 있다. 서구의 금융기관들에서 단기업적주의를 조장해온 성과급 보상체계가 임직원들의 비윤리적 업무행위를 부추긴 것이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작용했다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의 뼈저린 자성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도대체 정규직의 해고와 비정규직의 확대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도덕적이며 노동자들에게 이익이 된다고까지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탁월한 뻔뻔함?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청와대와 재계의 일부가 심층 무의식에서 공유하고 있는 '시장지상주의'가, 한국노총이 보다 못해 파기선언을 할 정도로 급박하게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요컨대 그들은 일반적인 노동자와 '상식'이 다르다.
앞으로 20년이 흘러 응답하라 시리즈가 다시 제작된다면, '응답하라 2015'는 어떤 이야기가 될까. 지금의 젊은이들이 중년의 나이가 되면, 우리는 이 무렵의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 백남기 농민, 노동개악, 역사교과서 국정화. '응답하라 2015'는 끝내 탄생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우리의 일상에선 어떤 판타지나 낭만, 반전의 요소도 기대하기 어려우니까. 누구도 현실의 비극을 드라마로 보고 싶어 하진 않을 테다.
'쉬운 해고'의 문제는 소수자들에게 더 두드러진다. 편견과 혐오의 대상인 소수자는 이 내쳐야 하는 사람의 목록에 쉽게 편입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차별행위로서의 해고는 위법하기 때문에 이 '쉬운 해고'는 차별행위를 위한 우회로가 된다. 당신이 성소수자, 장애인, HIV 감염인, 특정지역 출신, 이주민 등 소수자라면 이 '쉬운 해고'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