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나칠 법도 하지만, 제이홉은 달랐다.
이환희씨는 임종 순간까지 윤종신 노래를 들었다.
팬클럽 총무 이환희씨는 히든싱어 윤종신 편에도 출연한 적 있다.
모르고 죄 지을 확률은 남성, 성인, 이성애자, 비장애인, 중산층 이상과 같이 사회 주류에 가까울수록 높아진다. 한 사회의 주류로 산다는 것은 무신경하다는 것과 같은 말이니까. 소외되고 배제당할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들에게 세상은 살 만한 곳이기 마련. 자신보다 불리한 처지에 놓인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잘 헤아리지 못한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 중 한 분도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비보호 좌회전' 같은 나라입니다. 정부가 뭘 해주길 기대하면 안 됩니다. 알아서 살아남아야지." 그처럼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누구도 나를 돌보지 않는 디스토피아 같은 이 곳을 이 책 《비보호 좌회전》은 성실하고 생생하게 조명하고 있었다. 1970년 와우아파트 참사,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1995년 경기여자기술학원 화재, 1999년 씨랜드 참사,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그리고 2014년 세월호 사건까지.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곳에서 건강히 살아 있는 사람들은 "운이 좋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