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도 "전시였다고는 하나 명백한 범죄행위였다"고 결론내린 바 있어.
8인 체제 혹은 7인 체제의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탄핵(파면)결정이 내려지면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대통령 대리인단이 불복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1~2명의 재판관 공석은 대통령 대리인단이 주장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에 열거된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각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재판소법은 심리정족수를 7인으로 규정했으므로(법 제23조 제1항) 민사소송법이 열거하는 "법률에 따라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특정 신문은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8인 체제에서 헌재가 내린 결정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했다는 기사를 내놓았고,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쪽에서 이 기사를 사실인 것처럼 인용하고 있다.
작금의 게이트와 연루된 대통령은 두 번이나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부했다. 탄핵소추가 되어 권한이 정지된 후 특검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은 형식적으로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이지만 실제로 거부한 주체가 대통령이라는 사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헌법재판소 제9차 변론기일에서 1월 31일 퇴임을 앞둔 박한철 소장은 탄핵심판의 최종 선고가 내려져야 할 데드라인으로 3월 13일을 제시했다. 이 날은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예정일로 두 명의 재판관이 퇴임하여 결원이 생기면 7명의 재판관이 탄핵심판을 수행함으로써 결정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즉각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변호사 전원이 사퇴(사임)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헌법재판소법(헌재법)에 규정된 이른바 '변호사 강제주의'를 볼모로 재판을 지연시키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한국의 경우 병역법에서 현역병에 지원할 수 있는 연령을 18세로 정하고 있고(법 제20조),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8세 이상이면 독립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근로장소나 근로시간 등에도 전혀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처럼 병역이행능력이나 근로수행능력을 18세로 규정하고 있는 다른 법률들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한국에서 18세는 독자적인 정치적 판단능력을 갖춘 나이로 인정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치적, 경제적 측면에서 대부분 선진국에 속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35개국 중 한국은 유일하게 선거권 연령을 19세로 규정하여 선거권 연령이 가장 높다.
대통령 입후보자가 피선거권의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는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대통령 피선거권이 없으면 선거소송(당선소송)을 거쳐 당선이 무효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대통령직을 둘러싼 논란이 얼마나 중대한 사안인지를 이미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 피선거권의 자격요건으로 국내 거주 기간의 의미를 명확하게 해석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만약 공직선거법의 개정 없이 현재 상태로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면 피선거권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국회가 대통령선거의 기본규칙인 피선거권에 관한 규정부터 명확한 의미로 개정해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블랙리스트는 문화예술인들의 활동과 성향을 수집, 분석, 관리한 것으로 '민간인 사찰'에 해당한다. 그동안 정부의 민간인사찰이 여러 차례 문제되었다. 법원도 이러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국가배상이 필요한 불법행위임을 확인하였다. 범죄인도 아니고 국가안보에 해악을 끼치지도 않는 민간인의 활동과 성향을 감시하는 것은 해당 국민을 범죄인이나 간첩으로 취급한다는 혐의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더욱이 그것은 법률적 근거 없이 자행되는 국가감시로 불법행위가 되어 반드시 형사적, 민사적 책임이 부과되어야 한다.
헌법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헌법 제13조 제2항) 재산권을 박탈하는 소급입법을 금지하고 있다. 만약 최씨 일가가 과거 40여 년에 걸쳐 부정하게 축적한 재산을 환수하려면 소급입법을 제정해야 하는데 바로 이 헌법조항에 때문에 위헌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박탈을 금지하는 헌법적 원칙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므로 이 원칙보다 더 중요한 공적 가치나 이익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재산권을 박탈하는 소급입법은 허용될 수 있다.
현상유지적인 권한행사는 말 그대로 국가기능이 정지되지 않고 현재상태로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범위의 권한행사를 의미한다. 현상유지적인 정도의 권한행사는 원칙적으로 새로운 정책의 결정 또는 기존 정책의 내용변경이나 폐지, 공석인 공직의 임명 또는 기존 공직자의 면직이나 보직변경처럼 새로운 상태를 만들어내는 권한행사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될 수 있는 국무총리나 국무위원도 탄핵의 대상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이 허용한 권한범위를 넘어서 권한을 행사하면 법위반으로 탄핵소추가 가능하다.
헌법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대통령 궐위의 상황에 대한 언급이지만 대통령의 사고도 궐위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비상상황이라는 점에서 왜 헌법이 대통령 궐위 시 60일이라는 비교적 단기간 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요구하고 있는지를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대통령이 사망하거나 탄핵결정을 받아 궐위된 비상상황이라고 하더라도 후임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를 60일 이내에 실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상당히 짧은 기간 내에 후임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도록 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권한대행이 국민의 선거로 직접 선출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대통령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의 염원을 받아들여 국회는 탄핵이라는 가장 질서 있는 방법으로 대통령을 사퇴시켜야 한다. 일정한 시간을 두고 '명예롭게' 퇴진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단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 벌써 대통령은 여러차례 말을 바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이 퇴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혹여 대통령의 약속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국회가 법률을 만들어 대통령이 약속한 시기로 임기를 단축하려 한다면 그것은 위헌적 법률로 선언되고 말 것이다. 헌법사항인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형성된 탄핵 국면에 직면하여 헌법재판소가 201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제시한 탄핵요건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파면시킬 만큼의 '중대한 법위반' 또는 '국민의 신임에 대한 배반'이 확인되어야 한다. 만약 헌법재판소가 직접 제시한 탄핵기준이 충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각결정을 한다면 헌법재판소의 존재 자체를 스스로 부인한 것으로 헌법재판권을 포함한 모든 국가권력의 주인인 국민의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입헌주의'로도 불리는 헌정주의(constitutionalism)는 헌법에 입각한 정치를 요구한다. 헌정주의의 진가(眞價)는 정치가 헌법을 위반한 현실을 처리하는 방식에서도 헌법에 입각할 때 비로소 발휘된다. 작금의 최순실 게이트는 헌법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대통령이 스스로 권한을 포기한 채 헌법적 권한을 갖지 않은 사인(민간인)에게 그 권한을 행사하도록 함으로써 헌정주의 질서를 뒤집었다는 데 본질이 있다. 전복된 헌정주의는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가. 헌정주의를 끝까지 견지하려면 뒤집힌 헌정주의의 회복에서도 헌법에 입각한 방식만이 허용된다.
우리나라는 성별 정보가 포함된 주민등록번호를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큰 제약을 받는다. 특히 생계에 필수적인 취업 과정에서 외모와 일치하지 않는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치명적이다. 면접에서 성별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으며, 그 과정에서 차별적인 취급을 당하거나 채용이 거부되기도 한다. 취업에 성공한 경우라도 정체성으로 인해 해고되거나 사직을 종용받는 등 비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국제법과 국내법이 명시적으로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차별 금지의 원칙을 분명히 천명하고 적절히 집행하지 않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2015년 11월 5일에는 유엔자유권위원회(UN Human Rights Committee)가 한국 성소수자의 인권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적절한 조치를 권고한 바도 있다. 최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 종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을 종종 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