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양국이 4년반 간의 협상끝에 원자력 협정안에 합의했다. 우리 언론은 일제히 동 협정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우리의 핵 자율성을 확대했다, 우리의 핵주권을 확립했다는 등 찬사를 쏟아내었다. 그런데 미국쪽의 평가는 사뭇 다르다. 뉴욕타임스 기사는 동 협정이 영구적으로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핵 농축과 재처리 권리를 불허한다("continues to deny")고 소개했다. 한 미국 학자가 필자에게 왜 한국 언론은 도대체 이 협정을 높이 평가하는 것인지 물었는데, 말문이 막혔다. 각각 다른 협정안에 서명한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된 일인가? 혹시 우리 정부가 가뜩이나 어려운 정국이 더 악화되는 것을 우려해 협상의 성과를 부풀린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