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공기업부채를 줄이면서도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이론적으로는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지만 만들어진 아파트에 비싼 임대료를 낼 수 있는 건 결국 중산층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기존에 전도관 주변 주민들은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은 얼마나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수요와 공급이 완벽히 일치하는 주택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들어서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올라간 임대료 탓에 자본경쟁력이 있는 프렌차이즈들이 동네에 많이 들어오면 결국 동네는 획일화된다. 지금 막 다시 활력을 보이는 지역의 성장세를 꺾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 획일화 때문에 홍대는 연남동과 합정역 일대에 지역상권의 주도권을 넘겨주게 됐다고 보는 시각들이 많다.
지금 이 땅의 교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70년대 말 80년대 초중반 학번 교수님들은 시간강사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 때에는 너희보다 더 힘들었다 혹은 너희가 실력이 없어서 그런거다라는 식의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학기 초에 개강했다고 강사들이 인사하러 가면 유학시절의 무용담이나 최근에 맡은 대형프로젝트에 대한 엄살을 늘어놓는 교수들은 많겠지만 시간강사의 처우를 물어보거나 걱정하는 이 땅의 교수가 얼마나 되겠는가?
재개발을 하는 데는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국가가 해줄 리도 없다. 해줄 수도 없고, 그럼 그 비용은 어디서 충당되는가? 고층이어서 가능한 것이다. 단독주택이나 빌라 혹은 연립주택으로 이루어진 동네들 아니면 70년대 지금은 LH로 변신한 주택공사가 지은 5층짜리 주공아파트들이 지금 어찌되었는지 보라. 모두 고층아파트가 들어섰다. 용적률이 높아져야 건설사가 공사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80년대 말이나 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어찌할 것인가? 목동, 상계동 그리고 분당과 일산 초기에 만들어진 아파트들은 어찌할 것인가?
겨울 어느 날이었다. 하수도가 역류해서 넘치려고 했다. 내가 먼저 이야기하고 옆집이 올라가서 이야기하고, 사람을 불러서 고쳐달라고 해도 주인집 할머니는 듣지 않았다. 자기랑 거래하는 집수리 아저씨가 오늘은 오지 못한단다. 그래서 오늘은 안된단다. 물론 옆집에 사는 사람들과 전투력을 합세했다. 결론은 그럼 너희들이 불러라였다. 모두 씻고 나가야 했고 하수가 역류하는 상태로 집을 나갈 수 없는 노릇 아닌가. 나는 '하수도 뚫음'이라고 쓰여 있는 찌라시를 보고 전화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