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배달기사들은 '개인사업자'로 활동했다.
검찰은 노동자들을 업무방해죄로 기소하였고, 법원은 업무방해죄의 유죄 판결을 내렸다. 심지어 노조위원장에게는 실형을 선고했다. 또한 사측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이유로 노동자들의 재산에 가압류 인용 결정을 내렸다. 동양시멘트, 정확하게는 동양시멘트가 만든 SPC는 노조와 조합원들을 상대로 5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피고가 된 노조와 조합원들을 대리하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기록을 보면 볼수록 억울하고 참담하다. 현실에서는 누가 잘못했는지가 분명하다. 그런데도 법 앞에서 이들은 마냥 죄인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간접고용 노동자들끼리도 합법 파견과 불법 파견을 나누고, 파견과 용역을 나누고 파견과 위장도급을 나누면서 분열하고 있다. 본질인 파견, 그러한 파견을 허용하는 파견법을 문제삼기보다는 지엽적인 문제로 다름을 확인하는 데에 치중하고 있다. 다름이 강조되면 단결은 어려워진다. 쪼개져 외로이 남게 된 노동자들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된 제도에서 찾기 보다는 무능력, 게으름에서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응은 실로 상식 밖이었다. 동양시멘트는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자신들의 불법고용행위가 밝혀지자 복수에 나섰다. 자신이 만든 유령 하청업체와 맺었던 도급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근로자 전원을 해고하였고, 별도의 업체와 도급계약을 다시 맺은 후 노조를 탈퇴한 근로자들만을 하청업체 소속으로 다시 채용하기 시작했다. 당최 부끄러운 줄 모르는 치졸한 복수다. 기껏 위장도급을 밝혀내었던 고용노동부는 스스로 인정한 불법을 시정하려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현재 노동부의 태도는 직무유기에 다름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