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개입 의혹이 악성인 이유는 여론이 왜곡됐기 때문만이 아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피해자들의 절규를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막으려 한 것이다. 피해자들의 눈물에 가래침을 뱉은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청부살인, 위안부, 세월호.... 이름은 다르지만 본질은 하나다. 피해자들이 조용히 기다리지 않는다고, 떼쓴다고, 나라 생각할 줄 모른다고, 무시하고 타박하고 눈 흘기는 것. 피해자들이 비난받고 외면당하는, 그런 사회에서 재앙은 무한 반복될 뿐이다.
위안부문제를 둘러싸고 일본의 부정론자들이 위안부를 <매춘부>라 하고 지원 단체는 위안부소녀상이 표상하는 <무구한 소녀>라는 이미지만을 유일한 것으로 주장하며 대립해 온 20년 세월을 검증하고, 그 이전에 위안부란 어떤 존재인지를, 그중에서도 위안부문제를 두고 일본과 가장 갈등이 심한 것이 한국이었던 만큼, <조선인위안부>에 포커스를 맞추어 고찰해 보려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고찰 결과, 위안부란 <전쟁>이 만든 존재이기 이전에 국가세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제국주의>가 만든 존재이며, 그러한 국가의 욕망에 동원되는 개인의 희생의 문제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