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원전의 위험성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주장을 보자. 후쿠시마 원전은 1억년에 한번 사고가 날 수 있는 수준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지진이 나자 동시에 3기의 원전이 폭발했다. 또 가동된 60년 사이 6기의 원전에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났다. 우리 원전에서 얼마나 많은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했는지 다시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더 큰 문제는 폐기물 처리의 문제다. 고준위 핵폐기물은 최소한 10만년을 보관해야 하는데, 이 문제를 안전하게 해결한 나라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셋째, 반경 30km 인구 수 세계 최다인 원전 단지에 또다시 2기의 원전을 추가하는 위험한 결정입니다. 고리 원전 인근 30km 반경의 인구 수는 세계 대형 원전 단지 중에서 최다 수준입니다. 고리 원전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나라 전체가 방사능에 오염될 것이고,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례에 비추어 봤을 때 최소 30km 반경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수십 년에서 최대 수백 년간 간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방사능에 고농도로 오염될 수 있습니다. 고리 원전의 경우 위험 범위에 후쿠시마와 비교했을 때 22배인 38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걱정이 들어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는 고리원전 주민들의 이야기는 남의 얘기로만 치부될 일이 아니다. 옛 소련의 체르노빌 사태를 남의 일로만 여기던 일본 시민들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자신들의 현안으로 직면한 것처럼, 원전 강국인 우리도 언제 치명적 재앙을 맞이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5일에 울산 반경 52㎞ 떨어진 동해 해역서 진도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현재 고리는 8기가 가동되고 있고 2기가 공사 중이어서 조만간 10개가 밀집되는 세계 최고의 고밀도 원전지구가 된다. 바로 위 경북 월성 6기의 원전까지 감안하면 조밀도가 놀라울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