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처럼 냉면이 각광받았던 해는 없었던 것 같다. 여름에 외식거리라고는 냉면밖에 없어서 줄을 서던 옛 시절을 빼면. 냉면 중에서도 평양식 냉면의 재조명이었다고나 할까. '육수가 행주 빤 물처럼 시금털털하다'며 싫어하던 젊은이들이 '냉부심'을 배운 해이기도 하다. '먹방'의 단골 소재이기도 했다. 오랜 냉면 '선수'들은 이런 광경을 묘한 시선으로 보았다. 은근히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애인을 남들과 공유하는 불편함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아무려나. 진짜 냉면광은 어차피 손님 다 빠진 겨울을 제철로 치기도 하니까. 그때 가서 알아서 즐기면 될 일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