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에서 수박 먹던 그 성훈이 맞다.
츠쿠미는 미모의 대기업 회사원이다. 편견이나 구김살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지나치게 꼼꼼하고 착실한 생활방식이 그녀의 매력을 깎아 먹을 지경이다. 그녀의 유일한 약점은 지나간 사랑에 대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다는 것 하나뿐. 츠쿠미를 좋아하는 남자는 많지만 그녀가 지난 사랑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주고 기다려줄 수 있는 남자는 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카이에다는 기다렸고, 그녀의 상처에 대해 이것저것 묻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과거가 아닌 현재를 믿는 사람이며, 사랑이 미련보다 힘이 세다는 걸 믿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