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당시 겨우 340g으로 일반 신생아보다 10배나 무게가 덜 나갔다.
육아 전에는 내 커리어가 단절되어 우울해지거나 몇 년째 멍하니 정체된 채 늙어가다 보면 절망할까봐 걱정했었는데, 오히려 그런 건 생각할 겨를도 없다. 일상이 무너지는 것. 시간 속에 그냥 잠식되는 느낌. 아주 작은 것들을 매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의 반복이 사람을 미치게 한다. 이맘때쯤 주로 만나게 되는 단비가 바로 어린이집, 그리고 같은 처지의 애엄마 친구들이 된다. 그러나 '아이를 어린이집에 방치하고 까페에서 남편 돈이나 쓰며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요즘 맘충'의 이미지가 탄생하기 전, 안팎으로 여기저기 망가지기까지의 엄마들의 생활은 드러날 일이 없다. 자기가 좋다고 낳아 놓고 왜 힘들다 징징대느냐, 평일 낮에 커피도 마시고 팔자 좋네, 라는 핀잔만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