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Gender|스웨덴 3 - 성평등 장관 인터뷰
뒤늦게 의혹이 생겨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대통령 일정표를 검토하였다.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혹시 의도적으로 간략히 공개하여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대통령의 일정은 대체로 너무도 간단하고 일정자체가 없는 날도 제법 여러 날 눈에 띈다. 한 달에 거의 반이 비어 있는 달도 있다. 청와대가 공개한 일정표가 있는 그대로를 보인 것이라면 대통령은 정유라와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정유라는 결국 학교 최소 출석일수에 미달하여 고등학교 졸업이 취소되었고 대학도 퇴학처분되었다.
그동안 저출산 대책으로 한해에 20조원을 쓰는데도 별 성과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새누리당이 내놓은 저출산 대책은 여전히 근시안적인 포상식 유도책에 불과하다. 첫째 아이도 낳지 않는 마당에 셋째 아이 출산에 대한 포상으로 전기료 할인, 지방자치단체의 축하금 등 혜택을 준다는 선심정책을 대안이라고 내놓는다. 이어 전업주부의 2세 미만의 어린이집 이용시간을 간신히 6시간으로 조정했다가 다시 12시간으로 회복시키는 등 갈팡질팡 하고 있다. 이는 곧 돌아올 대선을 염두에 둔 처사로 읽힌다.
최근 유럽에서는 중대하고 복잡한 정치적 사안을 국민투표에 회부해 결정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 탈퇴와 같은 지극히 논쟁적이고 복잡하며 그 결과가 심각한 사안을 과연 단순 다수제 국민투표 방식으로 결정하는 것에 관해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경우에도 4%의 의견차이가 영국의 미래를 결정한 셈이다. 세대, 지역, 사회계층에 따라 극명하게 선호가 갈라지는 사안을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이었을까?
누가 부패에 책임이 있는가?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경찰, 검찰, 법원 등 물리력과 강제력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기관이다. 대한민국의 경찰, 검찰, 법원이 사회의 정의를 위하여 뇌물을 멀리하며 전관예우를 불법으로 인식하면서, 공정하게 수사를 하고 법을 집행하며 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의가 이들의 가치와 행동을 지배하는 원칙이라는 믿음을 많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갖고 있지 않다.
조영남의 대작 문제를 미학적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은 무리가 뒤따른다. 실제로 조영남을 앤디 워홀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과장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앤디 워홀은 스스로 전형적인 예술가의 창작행위를 표방하기보단 오히려 산업디자이너에 가까운 역할을 했다.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한 디자이너의 창작행위는 근본적으로 설계자로서의 역할로 충족된다. 앤디 워홀은 자신의 작품을 공장에서 생산하듯 제작했다. 조영남의 대작행위가 비공개적인 반면 앤디 워홀이 공개적이었다는 평가는 그런 점에서 일리가 있다.
청년이슈를 앞세우는 정당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사회정책에 관한 관심은 알파고와 인공지능에 완전히 밀려나 버렸다. 전국구 비례대표 후보명단의 앞자리를 청년이나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이른바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차지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에는 청년정책이라는 것이 없다. 전통적 위계질서가 강조되는 한국사회에서는 청년을 성인으로 가는 과정으로만 보고 따라서 어른이 되기까지의 고생을 오히려 약으로 생각하는 시대에 뒤진 가부장적 관념이 아직도 지배적이다.
셋째아이를 낳으면 얼마를 지원해 준다는 값싼 구호 대신, 매 맞는 아이 하나의 목숨과 이들의 건강한 삶을 지키는 정부 역할에 관한 근본적 인식의 변화를 촉구한다. 일면 저출산을 걱정하며 동시에 아이를 돌보지 않는 사회는 벼농사가 안된다고 걱정하면서 저장된 쌀을 썩혀버리는 우매한 짓과 똑같다 하겠다. 아동에 관한 정책은 가족정책과 깊은 연계 속에 사회전반이 책임을 져야 하며 보편성을 지녀야 한다. 지금부터 40여 년 전 스웨덴 총선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는 슬로건이 오는 4월 총선에서 모든 정치 지망생들의 진정한 관심사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