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고대사는 무엇을 말하는가?
아무리 친일파의 연구라도 맞는 부분은 취하고, 아무리 독립운동가의 연구라도 비판받을 부분은 비판할 수 있어야 하는 게 학문의 세계라고 믿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논쟁의 본질적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이미 70년이 넘어선 일제 식민지 청산의 관건은 결국 "한국인들의 자신감 회복"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발전한 우리가 왜 이렇게 고대사의 사이즈에 집착해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대한민국 행정기관이 황우석이 책임자로 있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라는 곳에 고등학생들의 '인턴십'을 권하면서, "인류 희망을 위한 세계 최고의 생명 공학 연구 기관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연구원에서 생명공학 분야의 특화된 스펙활동으로 대입 경쟁력을 강화"하자며 일선 학교에 뿌린 공문 앞에서 나는 또 한 번 넋을 잃고 만다. '인위적 실수'로 자신의 모교에서 쫓겨나고 대한민국 전문가 집단의 명예에 누런 똥칠을 했던 인사가 공무원들에게 또 무슨 조화를 부린 것인지 모르겠으나 어떻게 이리도 황망한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