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논란은 슈즈트리를 변호할 때 가장 큰 난관이다.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다. 미적 취향과 정치 소신은 설득으론 돌려놓기 어렵다. 개인의 존재감과 연관된 가치관이어서다. 설령 공공미술이라 한들 만인의 취향을 충족시킬 순 없다. 군말 나오지 않게 하려면 광화문 이순신과 세종대왕처럼 위인상 혹은 포항 과매기, 영덕 대게, 금산 인삼, 청양 고추처럼 곧잘 웃음의 소재로 전락하는 지방 특산품 조형물같은 무색무취한 공공미술만 살아남는다. 있는 듯 없는 듯 무난한 조형물은 충격과 불편한 문제를 제기하는 예술의 본질과도 먼 거리에 있다.
과연 서울로 7017이 뉴욕의 하이라인파크처럼 될 수 있겠느냐는 불안감이 있던 와중에 최근 서울역 앞을 지나다가 10톤 분량은 되어 보이는 신발들이 서울로 7017과 서울역284 건물 앞을 걸쳐 음산하게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이 끔찍한 조형물이 왜 서울로 7017과 서울역 광장을 점유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 서울시 홈페이지를 뒤져봤다. 서울로 7017과 관련된 키워드로 열람 가능한 자료를 몇 개 살펴보니 이 조형물의 제목이 슈즈트리(Sheos Tree)임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