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쇼 사상 최초 여성 수화통역사, "그의 이름은 저스티나 마일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브리핑 때, 수화 통역을 단 한 번도 제공하지 않았다”
아지오는 청각장애인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나영 집행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에서 드러난 파행과 적폐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가부장 정치 권력의 카르텔이 초래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소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문제는 여성 속성으로 쉽게 치환되어 여성 일반의 정치적 능력과 시민성 자체를 비하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현재는 수화통역사 1명이 대선 후보자 5명의 말을 두 시간 동안 통역하고 있다. 토론회 특성상, A 후보가 말하는 도중 B 후보가 치고 들어올 수도 있고, 여러 명이 동시에 말하는 경우도 있으며, 두 사람의 말이 대화하듯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명이 통역하다 보니 이를 분명히 분리하기 힘들다. 결국 이를 보는 농인 입장에선 '이게 누구 말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온다. 수화통역사도 힘들다. "토론자들은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데 전 2시간 내내 엉덩이 한 번 들지 못하고 앉은 채 떠들어야 하니 토론회 끝나면 팬티까지 다 젖는 거예요."
정보는 평등하지 않고, 재난도 평등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비상용 가방을 꾸릴 때, 가방을 꾸려도 달아날 곳이 없는 사람들, 아니, 비상용 가방을 어떻게 꾸려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정확하게 전달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혹은 대피소에 간신히 도착한들, 그곳에서 장애유형에 맞게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그러나 '장애인에게만' 그런 정보가 필요한 게 아니다. 긴급 재난 상황에서 장애인은 누군가의 조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장애인 곁에 있는 사람들도 그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장애인 곁에 누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에게 그 정보가 필요한 것 아닐까.
나만 그런 줄 알았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 함께 은행에 가서 우리 집의 빚이 얼마인지를 부모 대신 물어봐야 했던 것. 대출이 안 된다는 은행원 앞에서 부끄러워 도망가고 싶었지만 부모의 완강한 표정을 통역하며 왜 안 되냐며 재차 물어봐야 했던 것. 부동산에 전화해 새로 이사 갈 집의 전세금이 얼마고 보증금이 얼마인지를 울면서 통역해야 했던 것. 병원에 가서 엄마가 어디가 아픈지 정확하게 통역하지 못해 쩔쩔매야 했던 것. 내가 '집 안의 통역사'인지 '청각장애인의 딸'인지 '동생의 엄마'인지 혹은 '나 자신'인지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또 겪었던 것. 그런 일들 전부, 나 혼자 감당해야 하는 줄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