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북한은 김정은의 희망대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에다가 핵무기를 탑재하여 실전 배치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 2017년 1월 2일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는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고, 다음날인 1월 3일 트럼프의 핵심참모들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을 저지할 수 있을까?
과연 북한은 금융제재, 해운제재 등의 높은 수준의 제재에 그들의 전략적 셈법을 바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마이 웨이'를 외치면서 위기국면을 한층 고조시킬 것인가? 제재강화 전략이나 북한의 되받아치기 전략 모두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하는데 있다. 즉, 전략적 갑(甲)의 지위를 노린다. 한국은 제재 속 협상 국면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미·중 간 모종의 타협이 이루어질 수 있는 모멘텀과 방향 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우리가 배제되는 상황을 회피해야 한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평화협정 협상이라는 긴 굴로 입장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북한이 레토릭일지라도 비핵화라는 팻말을 들고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핵-경제 병진 노선' 대신에 '비핵화는 수령님의 유훈'(2006)이라든가 '비핵화를 위한 핵실험론'(2009) 같은 기상천외하고 기기묘묘한 글귀라도 들고 나와야 한다. 북한의 '수소탄' 실험과, 한국과 유엔의 '최강 제제론'이 그런 류의 팻말마저 걷어차버린 건 아닌지, 그래서 입구를 봉쇄해버린 건 아닌지 그게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장삼이사(張三李四)의 분노와 국가지도자의 분노는 다르다. 보통 사람은 혀를 차며 욕 한 번 하면 그만이지만 대통령의 분노는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노에 휩싸여 앞뒤 안 가리고 내린 즉흥적 판단이 여과 없이 정책으로 이어진다고 가정해 보라. 만의 하나 그 판단이 잘못돼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안전에 치명적 위험을 초래한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