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진출까지 1승 남았다
야구선수라기엔 지나치게 말끔하고 잘생긴 외모는 늘 불필요한 편견을 심수창에게 덤으로 씌워주었다. 그러나 돌아온 심수창은 달랐다. 투구폼을 수정해 놀랍게도 35살에 구속을 향상시켰고, 솜털 같던 공은 돌처럼 단단하게 뿌려졌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심수창은 5이닝 4피안타 무자책점의 역투를 선보이며 1322일 만에 선발승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넘겼다. 경기 후반에 펼쳐진 양 팀의 드라마 탓에 지워져버렸지만 이날 잊혀진 투수 심수창이 평생의 투구폼을 수정하며 뿌려댄 직구는 감동적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을까.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오클랜드의 빌리 빈이 입증한 바 있다. 과연 김성근 감독은 한화의 문제를 설명해낼 수 있을까? 그리하여 야구에서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국내 모든 스포츠 종목을 망라하고 가장 희화화된 팀 캐릭터를 가져버린 한화는 20년 전 선배들이 구가한 영광의 시절을 재현해낼 수 있을까. 2015년의 한화 이글스는 수많은 드라마를 품은 채, 야구의 오래된 질문을 안고 달리는 재미있는 실험 집단이다. 이상한 일이지만, 모두가 한화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