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부대원으로 판문점 미루나무 제거 작전에 참여했다
지금의 상황은 강경파 페리를 상대했던 98년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런데 외교안보 특보와 국방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난한다면 누가 우리를 믿을 것인가. 국민이 불안해 하는 위중한 상황에서 외교안보 라인을 적임자가 아닌 사람들로 가득 채우는 건 도대체 무슨 배짱인가.
최근 북한을 제대로 보기 위해 필요한 키워드는 다음의 세가지다. 첫째, 『뉴욕타임즈』가 북한 정권의 행태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합리적 광기'(Rational irrationality)라는 개념이다. 김정은을 폭정군주로 다루는 광인(mad man)이론보다는, 북한 정권이 자기 이익을 정확하게 이해할 능력이 있고 심지어 무모해 보이는 도발마저도 상대방과의 협상을 위해 의도적으로 무기화하고 있을 만큼 북한의 정책 결정 과정은 합리적이라고 보는 이 개념을 대북 인식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다음은 '예측 가능한 예측 불가능성'(predictable unpredictability)이다.
촛불대선이 한창이다. 집약된 권력투쟁의 장이라는 점에서 대선공간은 일상이라기보다는 또 하나의 광장이다. 그런 점에서 촛불민심은 촛불대선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너무나 아쉬운 대선이다. 누구나 선출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선거공간의 특성 탓에 촛불시민혁명이 쳐냈던 적폐와 구악이 살아나고 있다. '거짓은 결코 참을 이길 수 없다'는 촛불의 의미에 비추어 볼 때, 나아가 그 촛불에 담긴 청년과 청소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와 사회적 소수자의 한숨과 열망에 비추어 볼 때, 지금의 대선은 촛불대선이기보다 촛불의 실종이라는 느낌마저 준다.
미·중 정상들의 언급들은 머지않은 시기에 한반도 주변에서 미·중의 패권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음을 예고한다. 정치·경제적 양극화, 진영논리로 홍역을 앓으면서 국론분열로 통합력이 약화된 현재의 대한민국은 미·중의 패권전쟁을 막아내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보내다가 속수무책으로 전쟁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 후보가 민주당 대권주자가 될 것을 미리 상정하고 일부러 그를 공격하기 위해 북한 인권결의안 대목을 집어넣은 게 아니라는 것은 정상적 독해력을 갖고 책을 끝까지 읽어 본 사람이면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했던 당시 사례를 교훈 삼아 같은 실수는 하지 말자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수구 보수세력은 저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무슨 엄청난 '보물'이라도 건진 양 문제의 대목만 딱 떼어내 '문재인, 북한 내통 의혹' 운운하며 그를 공격하는 재료로 삼았다. 송 전 장관이 가리키는 방향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본 꼴이다. 오독(誤讀)도 이만저만 오독이 아니다.
송민순 사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작년에 회고록이 나왔을 때, 새누리당은 최순실 사태를 덮기 위해 이 문제를 얼마나 떠들었나? 다시 한 번 요약한다. 송민순이 싸운 사람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다. 11월 15일에 이어 16일에는 대통령을 앞에 두고 격렬하게 대립했다. 목소리가 커지고, 책상을 치기도 했다. 그런데 송민순은 이 내용을 회고록에서 쏙 뺐다. 그리고 엉뚱하게도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덮어씌웠다. 핵심적인 의견 대립은 통일부 장관과 하고, 회의 주재자는 안보실장인데, 도대체 왜 배석한 비서실장을 걸고 넘어지는가? 많은 사람들이 의도적인 왜곡의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