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의 장손자는 조세심판을 청구했다.
취임 후 최저치다.
사례를 보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가 좀더 명확히 보인다
정부 성향보다 시장 흐름이 더 중요하다
국민들이 (여당을) 선택하면 그다음의 일은 국민들이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은 가족책임, 가족투자 국가다. 국가나 사회에 대한 낮은 신뢰 수준과 공공서비스의 부족이 가족주의를 강화해왔다. 큰 부자들이 반칙으로 돈을 벌어도 세금도 잘 내지 않고 사회적 책임도 지지 않기 때문에, 작은 부자들도 재산을 무조건 자식에게 물려주려 한다. 국가의 공공 인프라 확대로 거저 얻은 부동산 재산이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상속되는 것이 가장 정의롭지 않은 일이다. 재벌, 언론, 사학, 대형교회 등 사실상 공공적 성격을 가진 기관이 한 가족에게 독점, 상속되는 행태는 한국 사회의 천박한 수준을 말해준다.
흥미롭게도 이제 보수적인 논자들이나 언론도 보편적인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원래 세금을 많이 내던 부자들만 세금을 더 내는 것은 불공평하고 세수도 얼마 안 되니 더 많은 사람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당장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사람들이 47%에 이른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진심이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들이 오랫동안 감세를 지지하고 증세에 반대해온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참여정부는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사에서 기념비적인 정책들을 시행했다. 그런데도 조·중·동은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에 맹렬한 공격을 퍼부어 그것이 실패한 정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조·중·동은 그렇다 치고 참여정부 정책 담당자는 왜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생각을 갖게 됐을까? 적군의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비난 방송을 매일 듣다가 그만 그 내용을 받아들이고 마는 병사처럼, 은연중에 조·중·동의 주장을 내면화한 것은 아닐까?
증세로 불평등을 해소하고 복지를 확대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는 극도로 불안하고 활력 없는 상태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미래가 자명한데도 여야 모두 진정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취하지 않으니 큰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슈퍼리치 과세는 세수 증가가 연 3.8조원밖에 안 되는, 그야말로 제스처 증세에 지나지 않는다. 세수 증가액으로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기초연금 연 10만원 인상' 소요 재원(연 4.6조원)조차 조달하지 못하니 말이다.
일반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법인세율 그 자체와 투자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소위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도 이 점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 너무나 많은 실정입니다. 보수언론과 보수 정치인들의 반대 논리는 바로 그런 무지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만약 투자가 법인세율의 오르내림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MB정부가 3% 포인트 내렸을 때 투자의 홍수가 일어났을 것 아닙니까? 법인세율을 낮추어도 투자가 전혀 늘어나지 않은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서도 법인세율을 원래의 수준으로 되돌리면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아우성을 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는 종부세를 세금폭탄에 비유하며 참여정부를 음해하는 수구언론과 한나라당과 매판지식인과 견결히 싸웠다. 그들과의 논쟁과 토론과 싸움에서 우린 패배를 몰랐다. 우리가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는 동안 진보매체와 시민단체들은 무얼 하고 있었던가? 진보매체와 시민단체들은 그때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분양원가제도 개선이 핵심인데 참여정부가 그걸 하지 않으니 반개혁적이라고 난타했다. 좌우 양쪽에서 협공을 당한 노무현과 참여정부는 고립무원의 처지로 질식당했다. 그런 참여정부와 노무현을 바라보는 내 심정은 무참했다.
지니계수는 소위 시장소득(market income)이라고 부르는 것의 서베이 결과인데, 세금이나 정부지출의 분배적 효과는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은 수치입니다. 그저 당신의 연간 소득은 얼마인가라는 식으로 물은 것에 대한 답을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각 계층별로 세금 부담이 얼마이고 정부지출의 혜택이 얼마인지는 논외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어떤 정부의 분배정책을 의미 있게 논의하려면 분배상태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조세나 지출정책의 분배적 효과를 따져 봐야 합니다. 그날의 토론에서 바로 그런 지니계수의 변화가 논의의 대상이 되었을 리 없으며, 언론들의 팩트체크에서도 그런 지니계수가 인용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허공에다 주먹을 날리는 식으로 토론이 이루어진 셈입니다.
홍 부본부장은 보유세 인상에 대해 "장기적으론 옳은 방향"이란 전제를 달면서도 "현재로선 추진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하고, "중도금 대출 규제, 분양가상한제, 뉴스테이 같은 현 정부 주요 부동산 정책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까지 2015년 현재 GDP의 0.78% 수준인 부동산 보유세를 GDP의 1% 수준까지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진 문재인 후보의 기존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안철수 후보 측이야 지금 보수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니 그렇다 치고, 문재인 캠프 쪽 홍종학 부본부장의 태도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보수언론은 '세금폭탄'이라는 틀(frame)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실제로 세금폭탄을 맞게 될 사람은 전 인구 중 1%도 안 되는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이 교묘한 틀은 세금폭탄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도 반대 대열에 동참하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했다. Pagano and Jacob은 사람들이 조세에 대해 어떤 틀에 의해 이해하느냐에 따라 그것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조세 그 자체의 성격도 중요하지만 어떤 틀을 통해 인식하느냐가 그에 못지않은 중요성을 갖는다는 말이다. 보수세력이 선택한 세금폭탄이라는 틀은 사람들로 하여금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근거 없는 반감을 갖도록 만드는 데 혁혁한 공헌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