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영국이 '브렉시트'의 절차를 밟는다 해도, 그것이 곧 유럽연합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의미하지는 않게 될 것이다. '탈퇴'를 선동한 주요 영국의 우파 정치가들의 발언을 곰곰이 따져본 결과, 나는 그러한 결론에 도달했다. 그들은 유럽연합과의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원한다. 그들은 사실상 유럽연합의 일부로 남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단지 브뤼셀의 지나친 간섭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종적인 목적이다. 공식적으로는 회원국가가 아니되, 실질적으로는 회원국가로서의 혜택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브렉시트'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국가가 발전해도 내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을요. 2012년 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떠올랐을 때, 학자들도 개념을 설명 못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국민들은 어렴풋이나마 알았습니다. '삼성‧현대만 부자 될 게 아니라 함께 잘 살자'는 뜻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세계금융위기가 닥친 2007년 이후에도 우리 경제는 25%(누적) 성장했는데 실질임금은 고작 5% 늘었어요. 본래 경제 성장을 바라는 건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리라는 기대 때문이 아닙니까? 그 목적이 상실돼 버린 상황입니다."
한글로 '이대가(이대 앞 거리)'라고 쓰여 있는 귀여운 간판. 십여 개의 점포가 모여 작은 거리처럼 꾸며놓고 한국식 떡볶이와 김밥 등을 팔고 있었다. 요즘 서울 거리를 점령하다시피 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줄 먹을거리인가? 중국 현지에서 확인하는 한류 열풍. 근처에는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한국 화장품 매장들도 성업 중이었다.
지금처럼 동아시아를 주 무대로 펼쳐지는 메가 FTA의 도미노는 이 지역이 '미국→중국'이라는 글로벌 차원의 세력전이와 '일본→중국'이라는 지역 차원의 세력전이가 동시에 일어나는 공간이라서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다. 그로 인해 이들 중 한 나라의 FTA 체결은 나머지 나라의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바로 그 출발점이 한미FTA로, 한중FTA, 한중일 FTA, RCEP, TPP 그리고 TTIP로 이어지는 메가 FTA 도미노는 한미FTA가 체결되는 순간 족히 예견된 미래였다. 문제는 상호 협력과 연대의 기운이 아닌 견제와 대립의 산물로서 촉발된 메가 FTA 도미노에 내재된 불안정성이 언제 어떤 양상으로 표출되어 협력을 무력화시킬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