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에 맞서기 위해 남성들의 여성비하 언어를 그대로 흉내내 되돌려준다는 메갈리아의 전략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받은 대로 돌려준다는 운동방식이 문제시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메갈리아 역시 이제껏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이 상당부분 포기하고 감내해온 여성혐오적인 정동에 저항하면서, '어차피' 정서에 균열을 낸 중요한 운동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 운동방식의 한계를 비판하기에 급급한 세력들은 오히려 여성혐오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어차피' 존재하는 사회현상으로 간주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7. 상당수 성주 주민은 '묻지마 투표'로 새누리당을 지지해왔고 5.18이나 세월호 문제에도 무관심 내지 비판적이었는데 이제 이런 일에 국민의 지지를 호소할 자격이 있나? 묻지마 투표와 편 가르기는 당연히 사라져야 할 병폐다. 그러나 평균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통해 비로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대한민국 헌법에 근거해 국가의 의무와 국민의 권리를 정확히 짚으며 사드 배치 강행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김제동의 발언을 논리적으로 탄핵하는 건 어렵다. 그게 어려워서 그런지 비대언론은 김제동의 발언 중 특정 표현을 문제 삼고 연예인이 자기 분야도 아닌 국사를 논하는 게 옳은 것이냐는 식의 본질 흐리기로 김제동을 공격하고 있다.
내가 염려하는 건 진보개혁 성향의 시민들 가운데 성주군민들의 투쟁을 비웃고 비난하는 목소리와 의견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성주가 박근혜와 새누리의 아성이고, 다른 사회적 고통에는 무감각했지 않느냐는 것이 조롱과 비난의 주내용이다. 한 마디로 자업자득이라는 것이다. 비웃고, 손가락질하고, 모욕하는 것으로 세상이 변할 것 같으면 이미 세상은 낙원이 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