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를 시작했다
고려대의 정책은 장학금이란 본래 면학을 지원하는 것이지 좋은 성적에 따라붙는 부상 같은 게 아님을 되새겨 주었다. 또한 이런 정책에 내포된 규범적 태도는 우리 사회 여러 관행에 대해 교정 효과를 지닌 것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서는 성취와 보상을 연계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또 그것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 이에 비해 성취를 위한 조건의 균등화를 뒷받침하는 제도는 심각하게 부족하다.
미국 아이비리그나 최고공립대학들도 모두 성적장학금 폐지하고 거의 100% 저소득층 장학금이다. 덕분에 이런 곳 합격만 하면 저소득층인 사람도 등록금 생활비 걱정없이 학교를 마칠 수 있다. 나도 수혜자 중의 한 명이었다. 아니 그게 없었다면 학교를 마치지 못했을 것이다. 고려대 와서도 학부 가르칠 때는 생활비/등록금 알바 때문에 수업시간에 결석하거나 자고 있는 학생들에게 어쩔 수 없이 F를 줄 때 정말 가슴 찢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