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계신 어머니께 전할 고향 마을 소식은 '아무개가 죽었다'라는 소식 말고는 딱히 없다. 끊임없이 부고를 전해야 했고 이제는 고향마을의 끝에 위치한 옛 고향집에 도착할 때까지 단 한 명의 주민도 만나지 못할 때가 흔하다. 마치 촬영이 끝난 영화세트장 같은 유령마을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부사관을 하다가 장기복무에 탈락한 친척동생은 고향마을로 돌아와 농부가 되었다. 고용의 시대에 고향마을을 떠났던 청년들은 중년이나 노년의 나이가 되어서 자의반 타의반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이는 고용의 시대가 종말 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