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편향된 가치를 가르치면 안 된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나를 경멸하고 내가 속하고 있는 단체와 나라를 망가뜨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하는 말이 정말 맞는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고통받는 자 앞에서는 중립이란 있을 수 없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바로 우리가 지금 고통받고 있고 나라가 고통받고 있다.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을 회유 설득한 짓들에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
우리 헌법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항과 어느 누구도 차별받지 않아야 된다는 항이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은 어느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기본권을 보장받을 권리를 소중하게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은 국민의 행복과 기본권을 모범적으로 지키고 차별받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나라의 발전을 위해 공헌해야 할 사람들이다. 요사이 시중에는 자조적인 농담이 오간다. '멍멍! 으로 인사하고 꿀꿀! 로 답례한다'고.
모르는 것은 학습으로 채워질 수 있으나 사람을 경멸하는 행동은 사회 문화 차원의 과제다. 그런데 사람을 경멸하는 일은 결국 나 자신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리고 내가 나를 신뢰하지 못하다면 나의 재능을 키워낼 수 없다는 경험적 사실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이자 철학이다.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이 전혀 알 수 없는 신비스러운 자신만의 고유한 빛깔과 향기가 내면에 숨어 있다. 교사는 이를 굳게 믿고 최우선으로 존중하고 키워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