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그만 좀 이용해야 한다.
누군가는 계속해서 매일 월세를 내고 있는데, 이런 세입자를 보호하려는 정책의 속도를 내는 노력은 왜 안 할까. 급한 건 우리뿐인가. 이처럼 청년들, 입주자의 목소리가 배제되고 있는데 소유자나 임대인들이 큰 목소리를 내며 민원을 넣고 있다. 이러니 시의원, 구의원은 공약에서는 모두 공공임대주택을 제시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지역구에 사는 시민들에게 반대하겠다고 명함을 돌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사실 사회적 약자들이 공공임대 주택에서 배제되고, 실컷 예산까지 만들었는데 어그러진다.
집회가 끝난 뒤, 그들은 다같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했다. 밤 11시가 되기 전 대부분은 흩어졌다. 각자의 깃발을 들고, 각자의 분노를 여전히 안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들은 무엇을 새로 얻게 됐을까? "대통령이 바뀌면 이 문제가 다 해결된다고 믿으세요?" 낮에는 한 기업의 신입사원이고 밤에는 그림작가로 활동하는 정채리(26)씨는 이렇게 답한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희망이 생겼어요. 올바르지 않은 일에 대해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어요. 이 나라가 꼭 헬조선인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사회를 긍정하게 됐다고나 할까요."
변화라기보다, 좀 의아한 게 있어요. 인터넷 문화가 이렇게 익숙한데도 인터넷에 있는 아이디를 단지 아이디로만 보고, 인터넷에만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는 게 의문이에요. 필리버스터의 경우도 특히 그랬고요. 이런저런 사회 문제가 있을 때 '어디서 이야기하지?' 하면 페이스북 같은 데에 올리잖아요. 그렇게 의견을 확산시킬 수 있는 힘이 크고 조직화되기도 굉장히 쉬워진 환경이 인터넷인데 왜 아직까지도 "이건 인터넷에만 있는 의견이야. 사회적으로 효력을 내지 못해." 하는 반응이 나오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