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트럼프의 선거 때 막말을 두고 유세 때와 당선 뒤는 다를 것이라든가, 미국은 제도화가 잘 되어 있는 나라이므로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정신승리법'적인 전망은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트럼프가 앞으로 얼마나 대통령 자리를 지키고 있을지 모르지만, 세계는 당분간 미치광이 트럼프, 깡패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과 대면하지 않을 수 없다. 강대국의 흥망사를 보면, 포용·개방적일 때 흥했고, 배제·폐쇄적일 때 망했다. 결국 미국도 그런 역사의 법칙을 피해가지는 못할 것이다.
취임사에서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비전으로 다시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위대함의 정체가 뭔지 모르지만 적어도 장벽을 쌓고, 종교를 이유로 남을 차별하고, 고문과 불법구금으로 인권을 탄압하고, 언론과 맞서 싸우는 것이 위대함과 거리가 먼 것은 분명하다. 경제에서 안보까지 모든 것을 오로지 미국의 이익에 입각해 판단하고 결정하겠다는 것 또한 위대함과는 거리가 멀다. 독일에서 히틀러가 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