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문맥혈전증 아들 평생 사랑으로 돌본 아빠.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는 오랫동안 벼농사를 해왔다.
김탁환 소설가의 특별기고문이다.
촬영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강아지는 보호자가 1순위지만, 고양이는 안전한 공간이 우선이에요"
서울 농민 25명이 경복궁쌀을 재배한다.
"장은 전부 봄에 담가요. 그러니까 막장도 가을에 만들어 둔 메주로 3월 초에 담가요. 막장은 원래 강원도에서만 먹던 장인데, 된장이랑 쓰임이 비슷해요. 가끔 쌈장으로 착각해서 이거 어떻게 먹느냐는 전화가 오고는 하는데, 된장처럼 국이나 찌개 끓여 먹으면 돼요. 된장은 메주를 띄워서 간장을 빼고 남은 것으로 만드는데, 막장은 간장을 안 빼고 바로 만드는 게 달라요. 강원도 콩으로 만든 메주에 보리밥, 엿기름, 고추씨 빻은 것을 버무려서 항아리에 담고 천일염을 덮고 면 보자기를 씌워서 유리 뚜껑을 덮어 1년여 숙성시켜요."
20년 넘게 관행농사를 지으며 오락가락하는 농산물 시세에 마음 졸이고 독한 농약을 치는 것도 싫어 맘고생을 했다. 그러다 인근에 귀농한 사람들로부터 유기농사에 관해 알게 되었다. 그때 유기농사로 바꾸지 않았으면 농사짓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랐을 거라고. 그러고 3년 뒤쯤 김순복 씨는 2006년 해남의 참솔공동체에 창립부터 함께했다.
"농사지으면서 세 번을 크게 울었"다는 김계화 씨는 꿈을 묻자 소한테 넘겼다. "축사를 크게 해 가지고, 운동장처럼 넓게 해 가지고 얘들이 자유스럽게 돌아다니면서 송아지들도 막 뛰어다니"게 하고 싶단다. 8남매 중 유독 자신만 불행이 겹쳤었다는 강영식 씨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게 꿈이자 계획. 축산은 "규모를 100두로 딱 정했"고, 내년쯤 송아지들이 나오면 100두가 차니 그걸로 욕심 안 부리며 살고, 일정 소득은 꿈을 이루는 데 쓸 참이란다. 김계화 씨도 "둘이 먹고 살겠지 뭐. 욕심 부린다고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라는 걸 보면 상의는 벌써 끝난 셈이다.
"언론에서 배춧값이나 쌀값 때문에 전체 물가가 상승한다고 하면 마음이 아파요. 공산품 가격은 아무리 올라도 떠들지 않으면서, 농사는 날씨가 안 좋아서 수량이 적어 가격이 올라도 그것 때문에 우리 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요. 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막아 줘야 하는데 오히려 뭐든지 농업 탓으로 돌려요."
"언젠가 어린아이였고 아가씨였고 아줌마였던 할머니들은 수많은 세월을 건너오며 변화를 몸으로 겪어 왔죠. 굵직굵직한 생의 마디를 건너뛰며 숱한 기억과 감정 속에서 사셨어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분도 있고, 노름하는 남편 때문에 온갖 고생을 한 분도 있고. 제가 상상조차 못할 고초도 겪었고요. 아픔을 묻고 꿋꿋하게 살아오셨어요. 생명 가진 존재의 강인함과 존엄함. 할머니 한 분 한 분이 개성 넘치는 삶으로 가르침을 주셔요."
셋째아이를 낳으면 얼마를 지원해 준다는 값싼 구호 대신, 매 맞는 아이 하나의 목숨과 이들의 건강한 삶을 지키는 정부 역할에 관한 근본적 인식의 변화를 촉구한다. 일면 저출산을 걱정하며 동시에 아이를 돌보지 않는 사회는 벼농사가 안된다고 걱정하면서 저장된 쌀을 썩혀버리는 우매한 짓과 똑같다 하겠다. 아동에 관한 정책은 가족정책과 깊은 연계 속에 사회전반이 책임을 져야 하며 보편성을 지녀야 한다. 지금부터 40여 년 전 스웨덴 총선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는 슬로건이 오는 4월 총선에서 모든 정치 지망생들의 진정한 관심사가 되었으면 한다.
"내가 농사지은 거 죄의식 없이 팔 수 있고, '내가 기른 게 남한테 도움이 되겠구나' 하고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게 되죠. 유기농은 '농약·화학비료 안 주고 어떻게 농사가 되느냐?'는 생각만 바뀌면 돼요. 한 번 체험하면 그 다음부터는 안 주게 될 거예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