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사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작년에 회고록이 나왔을 때, 새누리당은 최순실 사태를 덮기 위해 이 문제를 얼마나 떠들었나? 다시 한 번 요약한다. 송민순이 싸운 사람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다. 11월 15일에 이어 16일에는 대통령을 앞에 두고 격렬하게 대립했다. 목소리가 커지고, 책상을 치기도 했다. 그런데 송민순은 이 내용을 회고록에서 쏙 뺐다. 그리고 엉뚱하게도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덮어씌웠다. 핵심적인 의견 대립은 통일부 장관과 하고, 회의 주재자는 안보실장인데, 도대체 왜 배석한 비서실장을 걸고 넘어지는가? 많은 사람들이 의도적인 왜곡의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는 이유다.
여의도가 『빙하는 움직인다』를 타고 표류하는 책임의 반 이상은 문재인에게 있다. 문재인은 잘 기억할 것이다. 2007년 그때, 외교통상부와 청와대에서는 진보좌파를 지향하는 이른바 '탈레반'들이 대북정책을 보수진영 보기에 친·종북으로 몰고 가려고 해서 논란이 일어났다. 이런 분위기였기에 2007년 11월 18일 문제의 그날 저녁, 미국이 포함된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기 위해 인권결의안에 찬성투표를 하자는 송민순은 '탈레반의 보스들'인 문재인 비서실장, 김만복 국정원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1대 3의 격론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