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결방이라니요.
명성교회의 목사직 세습은 코미디다. 돈과는 무관하다는 진리의 말씀으로 지어진 교회를 사유재산으로 제 핏줄에게 상속하는 날것의 코미디다. 그런데 이 뻔뻔스러운 소극 안에는 종교와 자본주의, 영혼과 물질의 동시적 부패라는 근대적 삶과 사회의 본질적 문제가 들어 있다.
조지 오웰은 그런 세상을 전체주의에 빗댔다. 그는 파시즘과 스탈린주의가 마각을 드러낼 무렵, "노예제가 돌아온다"고 관찰하며 노예제에 근거했던 고대문명들이 4천 년 동안이나 지속됐다는 섬뜩한 사실을 환기시킨다. 특히 그를 전율케 했던 것은 엄청난 세월의 문명이 수천만 노예들에 의해 만들어졌으면서도 그들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들의 이름도 모른다. 그리스, 로마를 통틀어 우리가 이름을 아는 노예가 있는가. 내겐 두세 명의 이름만 떠오른다. 스파르타쿠스, 에픽테토스, 이솝.... 나머지는 완전한 침묵 가운데 사라져갔다."
대한민국 행정기관이 황우석이 책임자로 있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라는 곳에 고등학생들의 '인턴십'을 권하면서, "인류 희망을 위한 세계 최고의 생명 공학 연구 기관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연구원에서 생명공학 분야의 특화된 스펙활동으로 대입 경쟁력을 강화"하자며 일선 학교에 뿌린 공문 앞에서 나는 또 한 번 넋을 잃고 만다. '인위적 실수'로 자신의 모교에서 쫓겨나고 대한민국 전문가 집단의 명예에 누런 똥칠을 했던 인사가 공무원들에게 또 무슨 조화를 부린 것인지 모르겠으나 어떻게 이리도 황망한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
요즘 많은 이들의 입에서 살기가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각종 매체를 통해 들려오는 뉴스 가운데 기쁜 소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근래에 지구곳곳에서 발생하는 각종 자연재해로 엄청난 규모의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하고 그로 인한 아비규환에 하루도 평안할 날이 없다. 이뿐인가? 우리의 환경을 보자. 엘리뇨로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하여 빙하가 녹아내리고 각지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또한 세계도처에서 일어나는 테러와 전쟁, 지진의 공포를 비롯한 사건사고 소식이 끊임없이 귀를 두드리는 긴장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두려움에 마치 뭉크의 그림처럼 절규하는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 최대의 비극은 그녀의 유능함이 권력의 장악과 행사와 유지에만 국한된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신물나게 증명했듯이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안정적으로 경영하는 데에, 더 나은 대한민국의 비전을 보여주고 이를 위해 대한민국을 리빌딩하는 데에 완벽히 무능하다. 그건 그녀를 대한민국호의 선장으로 선택한 대한민국 유권자들의 자업자득이자 불행이다.
롯데그룹의 이런 방식의 사업전개는 마피아 범죄를 다룬 영화 「대부」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말론 브란도가 연기한 마피아 두목 꼴레오네는 "사업이란 상대방이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시게미쯔는 이명박과 오세훈에게 어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했는지 궁금하다.
자동번역 시대에도 동시통역사는 유망하다고 전망됐다. 국제간 회의와 교류가 늘어나고 있으며 맥락과 언어 간 미묘한 차이는 기계가 옮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소가 기계학습을 적용한 실시간 자동번역 서비스 동영상을 공개한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엠에스는 2014년 12월부터 화상통화인 스카이프에 영어-스페인 동시통역 베타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스카이프의 하루 통화시간이 20억분인 걸 고려하면, 기계학습을 활용한 자동번역의 정확도 개선은 시간문제다.
우리가 한글과 영어처럼 친숙한 문자와 생전 처음 보는 언어를 조화롭게 표현하기 위해 노토 폰트를 고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또한 낯선 한글을 편하고, 제대로 쓰기 위해 노토 폰트를 선택할 수 있다. 즉 노트 폰트가 서체 선택의 1순위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모든 이에게 통용된다는 뜻이다. 피땀 흘려 만든 각종 한글 서체들이 어느새 '노토 코리안 외 기타'로 분류된다고 상상해 보자. 이보다 더 끔찍한 상황이 흔할까. 즉각적으로 인식되며 깊은 인상을 남기는 시각 언어의 힘을 고려해볼 때 지금 구글이 쿨하게 뿌린 아이콘과 서체는 21세기 새로운 바벨탑을 구축하는 데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