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예루살렘이 이슬람교도에게도 성지가 되었는지에 대해선 우리 사회에는 그리 또렷하게 알려지지 않은듯 싶어 오늘은 그 썰을 한 번 풀어볼까 한다.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성지가 겹치는 기막힌 사연까지 제대로 알아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 부르는 게 그리도 무시무시한 일이 되는지를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지위를 이용해 산하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카드 단말기까지 의원실에 갖다 놓고 팔았던 이가 이제 북경의 "시인" 노영민이 될 판이라니, 역시나 마르크스가 헤겔을 빌어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에서 얘기한 대로 역사는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반복(?)되는 모양인가 싶어 쓴웃음마저 난다.
1997년 5월에 한국기자협회, 무등일보, 시민연대모임이 함께 펴낸 [5.18 특파원 리포트]라는 책에는, 광주항쟁을 1980년 당시에 취재한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기가 실려 있는데 그중에 "카메라에 담은 5.18 광주 현장"이라는 글을 유르겐 힌츠페터 기자가 썼다. 힌츠페터 기자 본인은 과연 1980년 5월의 광주와 또 택시운전사 김사복씨를 어떻게 보았을까?
안철수처럼 주변에서 다 뜯어말리고 아직 시기가 아니라면서 혀를 차는 와중에도 정말 무리하게 서둘러서 전면에 나섰던 정치인이 역사적으로 하나 떠오른다. 오늘 불쌍하게 끌려나온(쿨럭;) 역사적 인물은 무려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즉 러시아 볼셰비키당의 지도자이자 소련 건국자 되겠다. 1913년 무렵 망명지 스위스에서의 레닌의 상황은 안습 그 자체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정계에 데뷔시킨 셈인 그의 자서전의 북콘서트들을 기획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패배 후 절치부심하면서 소수의 측근과 함께 히말라야 트래킹을 다녀올 때 함께하였고, 2012년 총선과 대선, 이번 대선의 각종 행사를 기획하였다는 탁씨를 경질하는 것은, 읍참마속이라는 고사성어의 상황에 잘 들어맞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읍참마속이란 말을 낳은, 중국의 삼국시대를 다룬 고전소설 [삼국지연의]의 자칭 광팬인 필자로서는, 원래 읍참마속이란 말이 나오게 된 소설에서의 상황을 잘 따져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탁현민을 짜르게 되는(응?), 일은 적어도 가까운 장래에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비감한 생각이 들었다.
영미의 정보기관들은 치밀하게도 또 하나의 역정보를 준비하니 그것은 바로 패튼의 미군이 주둔하였음직한 영국 내 지역의 지역신문에 영미 정보기관의 기관원들이 독자투고를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요새 젊은 미군 병사들이 밤에 술을 먹고 고성방가해서 괴롭다. 단속해 달라."라고 하는가 하면, "젊은 미군 녀석들이 동네 처녀들에게 집적거려서 풍기가 문란해져서 싫다"하는 점잖은 영국 노인분들의 꾸지람성 투고까지 모두 연합국 정보기관원들이 단 댓글 아니 이들이 창작해 낸 '독자'투고였던 것이었다. "미군, 주둔지에서 행패" 같은 요새로 치면 가짜 뉴스들이 실리기 시작했고 영국 신문들을 독일 정보기관을 통해 주의깊게 살펴 보았을 독일군은 방어군의 주력을 노르망디가 아닌 칼레로 옮기는 치명적 실수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보수파들이야 애초에 그런 도덕성을 무기로 삼은 것도 아니고 근래까지도 박정희의 경제발전이 그들이 내세울 제일 큰 자산이었듯이(이제 그나마도 이번에 503호 정권이 완전히 삽질을 하는 바람에 와장창 깨어지고 말았지만) 도덕성은 잠깐 눈감아주고(응?) 실적을 가지고 승부하자고 하는 입장이었다. 반면에 이른바 진보파/민주개혁세력은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5대 비리 관련자 공직 배제 방침이 환영을 받았듯이 주로 상대방인 보수파의 도덕성이나 비리를 공격하고 자기네 쪽에는 그러한 도덕성 상의 문제가 없음을 암묵적으로 전제하여 왔다. 말하자면 자신들이 먼저 도덕성을 정치 논쟁에서의 중심 의제(agenda)로 삼아 버린 것이다("You opened the door!").
예수님께선 알아차리셨다. 누가 당신의 옷자락 끄트머리를 잠시 아주 작고 연약한 손길로 잡았음을 아셨다. 그 손길에 담긴 그 여인의 삶을 가득채웠을 고통과 슬픔을, 예수님께서는 그녀의 떨리는 움직임에서 아셨던 모양이다. 당신을 잡아 팔자를 고치고 세상의 악을 절멸하고 앉은뱅이가 벌떡 일어나게 하는 기적을 바랐던 억세고 거친 손길들이 난무하고, 힘센 제자들이 겨우겨우 그들의 접근을 막고 있던 아비규환, 아수라장의 현장에서 예수님은 어찌된 일인지 그 비참한 여인의 손길을 알아차리셨다.
짜르의 군인들은 짜르의 초상화를 들고서 짜르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며 그들의 고통을 달래주실 자애로운 짜르를 보고 싶다며 짜르의 궁전으로 행진해 오던 노동자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 아울러 "탐욕스런 귀족들과 악랄한 관료들이 자애로운 짜르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지만 우리가 직접 가서 짜르께 호소하면 잘 들어주시고 모든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믿었던 노동자들의 소박한 환상도 그 피의 일요일에 완전히 박살이 났다. 오히려 짜르가 문제의 핵심이고 이 모든 고통의 근원이었다는 것이 러시아 안팎의 모든 이들에 백일 하에 폭로되고 말았다.
상대적 진보 성향 후보가 자신이 군 경력에서 보수 후보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나서며 보수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고 한 건 실은 문재인 후보가 처음은 아니다. 2004년 미국 대선에서 당시 아들 부시 대통령에 맞섰던 존 케리 당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도 지금 문재인 후보처럼 자신의 군경력을 강조하는 선거 캠페인을 펼쳤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과는 대폭망이었다. 왜 때문에 존 케리의 군경력 강조 선거캠페인은 실패했을까? 출발은 우연이었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문 후보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내지는 우리나라의 현재 야권 및 진보세력의 안보관에 대하여 중도 내지는 보수적 유권자들이 의구심을 표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집권하던 시절의 이른바 민주정부 10년간에 시행되었던 대북 유화책인 햇볕 정책의 실패, 그리고 북한의 거듭되는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등의 미사일 발사시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면 북한에 먼저 가겠다는 입장,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회고록 논란 등등이 그런 의구심을 더욱 강화시켜서 결국 중도 내지 보수적 유권자들이 선뜻 문 후보를 지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느낌적 느낌이다.
부통령제는 이번 탄핵 사태처럼 대통령이 유고(有故) 상태가 될 때 빛을 발한다. 황교안이 대통령 노릇을 "대행"하는 것을 야권이나 국민들이 용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국민들 손에 의해 직접 뽑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부통령이 있었다면 깔끔하게 해결된다. 사망이든 탄핵이든 대통령 유고 상태가 되면 부통령이 즉각 대통령직을 승계하면 된다. 그렇다면 야권이나 국민들이 이렇게 대통령직을 승계한 부통령을 지금 황교안에게 하듯이 불신하고 심지어 사퇴하라고까지 얘기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를 단죄한 사법기관에서 그를 두고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국민에게 허탈감만 안겨주고 기업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죄는 가볍지 않다"면서 그가 개인용도로 쓴 돈까지 있었음을 밝힌 것은 그의 죄질이 악질적이었음을 넉넉히 보여준다. 더군다나 그의 구속을 앞두고서는 돈을 줬던 기업인과 대통령의 다른 측근이 만나 돈거래 사실을 은폐하라고 하는 일까지 있었다. 또한, 그는 대통령의 탄핵심판 법정에까지 나와서 뻔뻔스럽게도 대통령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잡아떼기까지 했다. 그러나, 황당한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12월 1일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야 3당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공동 발의에 반대하여, 그 다음 날인 12월 2일 탄핵소추안 표결이 국회본회의에서 무산된 것 때문에 박지원 위원장은 팥다발 같은 비난을 뒤집어 썼다. 온라인에 공개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의 휴대전화 번호로는 무려 2만통의 비난 문자 메시지가 쇄도했다고 하며, 국민의당과 소속 의원들의 전화통에도 불이 나 국민의당의 당무는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한다. 박지원이 12월 1일 탄핵소추안 발의를 거부한 것은 과연 그렇게 엄청난 욕을 먹을 만한 일이었을까?
범죄자한테 "너의 대통령으로서의 직무가 정지되면 그 권한을 대행시킬 테니 우리가 합의한 사람으로 국무총리를 임명하라"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여야합의는 고사하고 야당 간에도 누구를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를 맡을 총리에 앉힐지 합의가 안되는 것이 현실 아닐까? 박근혜가 임명한 황교안 현 총리가 탐탁지 않지만 만약 박근혜가 하야하면 60일, 탄핵으로 가더라도 빠르면 내년 1월 말까지 자리 지키는 한시직이다. 그렇다면 황교안 총리가 장난치지 못하게 눈 부릅뜨고 국회와 국민이 감시하면서 대선관리만 맡기는 것이, 모두가 싫어하는 박근혜의 권한 행사가 계속되게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필자가 생각하는 최고(?)의 여야영수회담은 1987년 6월 항쟁 중에 역시 제1야당인 통일민주당의 총재 김영삼이 신군부의 독재자 전두환과 가졌던 회담. 예전에 박정희랑 회담을 하다 털린 기억 때문인지(쿨럭;) 김영삼은 전두환을 만나러 갈 때는 각오를 단단히 한 듯 싶었다. 특히 청와대에 오는 이들은 모두 신분증을 맡기고 청와대 출입증으로 바꾸고 그걸 패용해야 했는데 김영삼은 아마도 "'대한민국에 나 김영삼 모르는 이가 있느냐"라며 출입증 안 달겠다고 땡깡(응?) 부린 모양. 그래서 이튿날 신문엔 전두환 치하에선 거의 처음으로 출입증 안 단 제1야당 총재가 등장. 지금 돌이켜 보면 민주화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 아닌가 싶은 느낌적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