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탄압"
18개 혐의 중 16개가 유죄.
그리고 또 많은 유죄가 인정됐다.
라디오 7시 뉴스 할 때 아직도 기억나요. 백남기 농민 사건때 물대포가 아니라 물줄기라고 쓰여진 대본이 왔어요. 그거 읽어야 했을 때 정말 착잡하더군요. 제가 9시 뉴스했던 사람이니까, 아예 그 단어를 빼버리고 제가 멘트를 새롭게 해서 읽었어요. 요 근래 몇 년 동안 너무 말도 안되는, 읽고 싶지 않은 기사들이 막 들어왔어요.
그동안 수많은 재벌 사건에서 법원은 '경제적 공헌' 등을 이유로 터무니없이 낮은 형량이나 집행유예를 선고해 왔다. 또한 대통령은 일반인이라면 꿈도 꿀 수 없는 사유(예를 들면 올림픽 유치)를 들어서 재벌들을 사면해 주곤 했다. 이재용이 받은 징역 5년을 가볍다고 하거나, 집행유예가 예상된다는 걱정들이 나오는 것은 그러한 과거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들을 외면하고 마치 이번 사건이 백지 위에 처음 생긴 사건인 것처럼 법적인 논리만을 가져다 대는 것은 전후 맥락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다.
군인들이 입영열차 안에서 한 번 울고 이등병의 편지를 쓰면서 또 한 번 우는 줄은 알았지만, 아기 엄마들이 삼시 세끼를 굶으며 눈물만 삼키는 줄은 (엄마가 될 저조차) 꿈에도 몰랐던 거죠. 저만 이상한 건가 싶어 주위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몰랐답니다. 아무도 모른다? 이거 뭔가 있구먼! 저는 두 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 첫째. 한국 사회가 육아 노동의 존재를 은폐하는 이유는 육아 노동의 가치를 부정하기 위해서입니다. 대한민국에는 '엄마'라는 하층 계급이 있고, 엄마를 착취하기 위해 가사나 육아 같은 엄마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거죠. 고상하게 '여자의 운명'이네, 상스럽게는 '여자 팔자'네, 과학을 가장해서 '모성본능'이네, 그런 말로 퉁치는 겁니다. 이런 '수작들' 앞에서 엄마들은 '헌신하다 헌신짝 된다'는 격언만 곱씹게 됩니다.
외교부가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사업(ODA)인 '코리아에이드'사업에 청와대와 최순실이 개입했음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외교부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불필요한 궁금증을 키울 필요가 없다'며 관련 내용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외교부 스스로 청와대와 최순실 등이 코리아에이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했다는 반증이다. 정권차원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관리하는 데 문체부 관료들의 조력이 있었듯이 국제개발협력사업이 개인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이 된 데에는 외교부와 KOICA 관련자들의 동조와 묵인, 강요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