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한 리메이크 드라마가 있을까?
많은 것이 다르고, 많은 것이 비슷하다.
2009년부터 일했다
사회생활을 경험한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으면서도, 막상 할 일이 없으면 낙오자가 된 듯 뭘 할지 모르고 다른 '일'을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기 생각을 정리해 보겠다며 찾아간 템플스테이마저도 정해진 일과에 따라 움직이느라 바쁘다.
존재하는 것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동성애를 신의 착오, 자연의 오류, 죄악, 음란, 타락이라고 혐오하고 차별한다. 이런 것은 존재를 외면하는 것이다. 실존을 외면하는 본질은 없다고 믿는다. 나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안 닮은 것 같기도 한 딸의 존재는 내 삶의 축복이다. 나의 휴대폰 첫 화면에는 다른 '딸 바보' 아빠처럼 딸아이가 환하게 웃고 있다. 힘든 삶의 여정에서 소중한 딸이 '존재'했기에 나는 힘을 낼 수 있었다. 딸의 여자 친구도 누군가의 소중하고 예쁜 딸일 테니 나는 그 둘의 인생이 무지개처럼 찬란하도록 축복하고 싶다.
앞으로 20년이 흘러 응답하라 시리즈가 다시 제작된다면, '응답하라 2015'는 어떤 이야기가 될까. 지금의 젊은이들이 중년의 나이가 되면, 우리는 이 무렵의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 백남기 농민, 노동개악, 역사교과서 국정화. '응답하라 2015'는 끝내 탄생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우리의 일상에선 어떤 판타지나 낭만, 반전의 요소도 기대하기 어려우니까. 누구도 현실의 비극을 드라마로 보고 싶어 하진 않을 테다.